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세정 장비 핵심 기술을 해외에 유출한 전직 연구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진성)는 산업기술보호법위반, 부정경쟁방지법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 등) 등 위반 혐의로 세메스 전 연구원 A 씨(47) 등 2명과 기술 유출 브로커 B 씨, 세메스 협력사 대표 C 씨 등 4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세메스 협력사 직원 1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A 씨는 2016년 세메스를 그만두고 나와 2019년 다른 회사를 설립한 뒤 2021년 6월 C 씨로부터 세메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 및 양산에 성공한 초임계 반도체 세정 장비의 핵심 도면을 부정 취득한 뒤, 기술 유출 브로커 B 씨를 통해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초임계 세정 장비는 약액 등으로 반도체 웨이퍼를 세정한 뒤 웨이퍼를 건조하는 단계에서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웨이퍼를 건조하는 장비로서 세메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한 차세대 장비다.
기존 습식 세정 장비의 회전식 건조로 생기는 패턴 무너짐을 막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손상을 최소화해 초미세 반도체 불량률을 줄이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A 씨 등은 이 같은 기술 유출로 2019년 1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총 20대의 세정 장비 등을 수출해 1193억 원의 막대한 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또 함께 구속기소된 세메스 전 연구원과 공모해 2021년 5~7월 세메스가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매엽식 인산 세정 장비 기술 정보를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직원들에게 누설한 혐의도 있다.
인산 세정 장비는 인산 약액을 사용해 표면에 실리카 등이 남아있는 반도체 웨이퍼를 1개씩 세정하는 장비다.
A 씨는 또 2019년 7월~2022년 10월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자신의 명의로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거래에 끼워 넣는 등 수법으로 자신의 회사 자금 27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범죄 수입을 환수하기 위해 A 씨 업체에 있던 습식 세정 장비 6개를 압류하고 예금채권과 부동산 가압류 등을 통해 535억 원 상당의 재산을 보전 조치했다.
한편, A 씨 등은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년여간 세메스가 보유한 또 다른 반도체 세정 장비 기술을 이용해 같은 스펙의 장비 14대를 만든 뒤 도면 등 제작 기술과 장비를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5월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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