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유행 추이가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은 1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만4144명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10월 17일 1만1024명을 기록한 이후 91일 만에 가장 적었다.
방역당국은 국내 유행이 앞으로도 감소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7차 유행이 정점을 지나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전까지의 유행과는 달리 이번엔 감소세가 아주 천천히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앞으로도 200만~300만 명이 더 코로나19에 걸려야 이번 유행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상황만 놓고 보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일부 완화해도 문제없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문제는 중국발 코로나19 유행이 여전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15일 기준 중국발 단기체류 외국인(여행객)의 코로나19 확진 비율은 8.8%를 기록했다. 한때 31%를 기록할 정도로 높아졌던 것에 비해선 크게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입국 전 음성확인서 제출을 했음에도 여전히 확진자 비율이 10% 안팎으로 나온다는 점은 여전히 중국 내 방역 상황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위원장은 “(중국 유행이 안정됐다고 판단하려면) 잠복기를 고려하더라도 확진자 비율이 5% 미만으로 나와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방역당국은 중국에서 발표하는 자국 내 코로나19 유행 수치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최근 1달 새 코로나19로 자국민 6만 명이 사망했다고 15일 밝힌 바 있다. 최근 국내외 코로나19 치명률 추이(0.07~0.1%)를 통해 역산하면 이 기간 확진자가 6000만 명에서 8500만 명 수준으로 발생했다는 뜻이 된다. 정 위원장은 “인구가 14억 명인 나라에서 8500만 명 정도가 발생했다는 건 다소 믿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14억 인구의 60%(약 8억4000만 명)가 감염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고 말했다.
중국의 유행이 재반등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 춘제 연휴(21~27일) 사이 최대 20억 명의 인구 이동이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만큼 누적 확진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중소도시에서 유행이 다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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