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를 피해 태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붙잡힌 쌍방울그룹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 전 회장이 탑승한 태국 방콕발 아시아나항공 OZ742편은 이날 오전 8시 20분경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애초 이날 오전 8시 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사정으로 출발이 지연되면서 예상 시간보다 20여 분 늦었다.
수갑을 찬 채 검찰 관계자에게 연행된 김 전 회장은 “저 때문에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선 “이 대표를 전혀 모른다”며 “(해당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했다. 국민을 향해서는 “그동안 저 때문에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 그룹의 각종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다.
2018~2019년 계열사 등의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해 북한에 건넸다는 대북송금 의혹과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지난 15일 KBS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대표를) 만날 만한 계기도 없고, 만날 만한 이유도 없다”며 “이재명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말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같은 해 7월 말 태국으로 옮겨 도피 생활을 해왔다. 그는 지난 10일 사촌 형인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경찰 이민국에 검거됐다.
검찰은 현지 공항에서 태국 당국으로부터 김 전 회장의 신병을 인계받아 국적기에 탑승 직후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체포영장이 집행된 뒤 48시간 이내 김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는 만큼 검찰은 인천공항에서 곧바로 수원지검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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