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액 뿌리고 고성·욕설 난무…스카이72 강제집행 충돌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1월 17일 1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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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인천시 중구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앞 도로에 소화기 분말이 흩뿌려져 하얗게 변해 있다. 이날 인천지법 집행관실은 토지 인도를 위한 강제집행을 시작했으며 시설 임차인 측 용역업체 직원들은 소화기를 분사하며 맞서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뉴스1
17일 오전 인천시 중구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앞 도로에 소화기 분말이 흩뿌려져 하얗게 변해 있다. 이날 인천지법 집행관실은 토지 인도를 위한 강제집행을 시작했으며 시설 임차인 측 용역업체 직원들은 소화기를 분사하며 맞서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뉴스1
대법원의 판결에도 골프장 부지를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에 돌려주지 않은 스카이72를 상대로 법원이 17일 강제집행에 나섰다.

인천지방법원(인천지법) 집행관실은 이날 오전 8시 인천시 중구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에서 토지 인도를 위한 강제집행을 시작했다. 이는 인국공의 승소에 따른 후속 절차다.

스카이72는 2006년 인국공과 부지 임대차 계약을 맺고 2020년까지 해당 부지를 사용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스카이72는 2020년 12월 골프장 부지 사용기간이 만료됐음에도 영업을 계속해왔다. 이에 인국공은 ‘부동산 인도 등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2월 1일 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스카이72 사업자는 인국공에 토지 및 건물을 인도하라”고 판결했다.

강제집행을 시도하려는 인천지법 집행관실 관계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임차인 측의 용역업체 직원들이 충돌하고 있다. 뉴스1
강제집행을 시도하려는 인천지법 집행관실 관계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임차인 측의 용역업체 직원들이 충돌하고 있다. 뉴스1

스카이72 내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임차인들은 용역업체 직원 500명을 고용해 맞섰다. 버스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철조망을 설치해 집행관의 진입을 방해했다. 강제 집행이 시작되자 소화기로 소화액을 뿌리고 고성과 욕설로 저항하고 있다. 법원은 용역 600여 명을 동원해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임차인들이 물대포를 준비하고 있어 갈등은 고조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현장에는 강제집행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 약 1000여 명과 충돌을 우려한 경찰 약 300여 명이 있다.

스카이72 관계자는 동아닷컴 기자와의 통화에서 “윗선에서 이날 강제집행에 대해 주의를 주거나 경고한 내용은 없었다”며 “현재 (골프장 인포메이션 데스크) 업무를 하는 중인데, 밖 상황이 잘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1

인천시는 대법원의 인국공 승소 판결 직후 스카이72에 대한 체육시설업상 등록 취소를 하겠다고 밝혔다가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후 한 달 가까이 관련 절차를 미루는 중이다. 기자가 전화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담당자의 부재로 자세한 내용은 들을 수 없었다. 다만 인천시 체육진흥부서 당국은 현 사태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지는 못하는 걸로 파악됐다.

인국공은 스카이72에 대한 강제집행 후에도 인천시가 골프장 등록 취소와 새 사업자인 ‘KMH신라레저’의 신규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인천시 담당자 등을 직무유기로 고발할 예정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 회원들이 13일 오후 인천시청 앞 광장에서 ‘스카이72 골프클럽’ 운영권 박달 중단·입찰비리 의혹 수사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 회원들이 13일 오후 인천시청 앞 광장에서 ‘스카이72 골프클럽’ 운영권 박달 중단·입찰비리 의혹 수사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해당 사건의 본격적인 법적 분쟁은 2019년부터 시작됐다. 스카이72는 2019년 ‘제5활주로 착공’을 전제로 토지사용기간을 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착공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계약기간이 남았다고 주장했다. 스카이72가 같은 해 7월부터 토지사용기간이 연장돼야 한다며 인도 준비에 응하지 않았고, 입찰절차 진행 금지 가처분 등을 신청하며 영업을 이어왔다. 인국공은 이후 새 사업자로 KMH신라레저를 들이겠다고 주장했지만 스카이72는 “26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골프장 사업권을 갑자기 다른 사업자에게 뺏기게 됐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달 26일부터 골프장 내 편의점과 식당 등 17개 업체를 운영하는 시설 임차인들은 정당한 점유권 행사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강제 집행 대상에 임차인 시설은 빼달라”며 인국공을 상대로 제3자 이의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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