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간부 간첩혐의 수사]
北문화교류국 소속, 여권명 김동진
‘창원-제주 접촉’ 김명성과 다른 인물
지역 지하조직 구축 수법은 유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직국장 A 씨 등이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접선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공작원은 리광진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인 리광진은 2021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자주통일충북동지회’에 지령을 내렸던 인물이다. 공안 당국이 수사 중인 경남 창원 ‘자주통일민중전위’와 제주 ‘ㅎㄱㅎ’ 조직원들이 만난 북한 공작원 김명성과는 다르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2016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까지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리광진과 만나 지령을 받고 국내에서 반정부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 당국은 리광진이 1960년생으로, 여권명 ‘김동진’으로 파악하고 있다. 리광진은 1990년대 모자(母子) 공작조, 부부 공작조로 수차례 국내에 침투한 공을 인정받아 북한에서 영웅 칭호를 받은 인물이라고 한다. 이후 간부급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광진이 김명성과 다른 인물이지만 당국은 공작원의 포섭 방식, 이후 포섭당한 이들이 국내로 돌아와 다른 이들을 포섭하며 각 지역에 지하 반정부단체를 구축하려 한 방식 등이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A 씨 등은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지령을 받은 후 조직원을 포섭해 지하조직을 구축하려 했다”면서 “반보수 반미 투쟁을 전개하는 등의 수법 등도 청주 ‘자주통일충북동지회’나 제주 ‘ㅎㄱㅎ’ 사건 등과 매우 유사하다”고 했다. 북한이 다수의 대남 공작원들을 통해 노조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인사들을 포섭하는 대남 공작을 진행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노동당 산하 통일전선부에 소속돼 있는 문화교류국은 정찰총국과 더불어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 공작 조직으로 꼽힌다. 현재의 조직 명칭에 이르기까지 문화연락부, 대남연락부, 사회문화부, 대외연락부, 225국 등으로 이름을 바꿔 가며 주로 민간인을 상대로 대남 공작을 벌여 왔다. 남한 내부에 침투한 고정간첩을 관리하고, 반정부 인사를 포섭해 비밀지하조직(지하당)을 구축하는 업무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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