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과 경찰은 18일 오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서울 본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막아서는 민노총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국정원과 경찰은 이날 오전 9시경 서울 중구 민노총 본부 사무실에 수사관 수십 명을 보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민노총 조직국장 A 씨가 사용하는 사무실 캐비닛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이날 압수수색을 위해 경찰과 소방 당국은 건물 앞 차도를 통제하고 기동대 등 700여 명을 배치했다.
이어 국정원 수사관들이 강제집행을 시도했지만 민노총 관계자들은 사무실로 들어오는 수사관들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수십 명이 몰리며 혼잡해졌고 민노총은 “변호사 입회하에 진행해야 한다”며 10여 분 동안 압수수색 영장을 일일이 확인했다. 이후에도 “사무실 안이 협소해 5명밖에 들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고 결국 국정원 수사관들이 최대 5명까지 돌아가며 참여하기로 하면서 낮 12시부터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이날 사무실 압수수색은 오후 8시 18분경까지 8시간 넘게 이어졌다. 한상진 민노총 대변인은 “국정원이 (A 씨가 사용했던) 태블릿PC와 외장하드,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노트북 등 42점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이날 유튜브로 대치 과정을 생중계했다. 한 민노총 관계자는 “댓글 공작(이 드러났을) 때 국정원을 못 없앤 게 천추의 한”이라고 소리쳤다. 일부 수사관이 “정당한 영장 집행”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면서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민노총 측은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사무실 문에 ‘공안탄압 중단하라’란 손팻말을 붙이고 “압수수색은 업무방해”라는 구호를 외치며 반발했다. 한 대변인은 “압수수색 영장인데 마치 체포영장 집행하듯 병력이 밀고 들어왔다”고 했다. 이날 국정원과 경찰은 A 씨 등 관련자들의 자택과 신체 압수수색도 진행해 휴대전화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정원과 경찰은 서울 영등포구 민노총 보건의료노조 사무실과 전남 담양군에 있는 전 민노총 금속노조 부위원장의 자택, 제주 제주시 봉개동 세월호 제주기억관 평화쉼터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광주 기아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하지만 이곳 지부장을 지냈던 전 민노총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기아 공장 노조 사무실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국정원과 경찰은 약 1시간 만에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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