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함께 해외로 도피했던 수행비서 박모 씨가 캄보디아에서 검거됐다. 당시 박 씨는 차명 휴대전화기 여러 대와 돈다발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17일 캄보디아 경찰에 체포됐다. 김 전 회장 검거 전 태국 숙소에서 머물던 박 씨는 캄보디아로 달아나 입국하려다 인터폴 적색수배 사실이 드러나 국경 근처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검거 당시 차명으로 개통한 휴대전화 여러 대와 도피자금으로 보이는 돈다발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채널A는 전했다. 또 김 전 회장이 사용했던 휴대전화 등 물품도 발견됐는데, 검찰은 박 씨를 송환하는 대로 이를 분석할 예정이다.
박 씨는 쌍방울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개시되기 전, 김 전 회장과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 등 주요 피의자들이 출국해 수사를 받지 못하게 하게끔 도피를 도왔다. 그는 김 전 회장의 지시로 쌍방울그룹 임원들의 항공권을 예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씨는 쌍방울그룹 전·현직 회장과 함께 태국에 머물며 이들의 운전기사와 수행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김 씨와 양 씨가 태국 경찰청 산하 이민국 직원들에 의해 검거되자 캄보디아로 도주했다.
현재 캄보디아에 구금 중인 박 씨는 국내에 있는 지인들에게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가 귀국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이들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심부름을 해 온 조카 서모 씨의 검거만을 남겨두고 있다. 서 씨는 김 전 회장과 함께 태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면서 김 씨가 측근들에게 비리 의혹과 관련된 어떤 업무나 지시 등을 내렸는지 알 수 있는 인물로 파악된다.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 A 씨는 지난해 12월 초 태국 현지에서 검거됐으나, 현지 법원에 송환거부 소송을 제기해 재판을 받고 있다. A 씨는 김 전 회장이 검거되자 재판을 포기하고 귀국 의사를 밝혔으나, 김 씨가 감시 목적으로 붙여놓은 변호인이 이를 부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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