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라 사회생활 못 한다고요?”… 사회성 점수 매겨보니 ‘대반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9일 13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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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이 ‘MZ 세대(밀레니얼+Z세대)라 의견 표명에 거침이 없다’고 비아냥대실 때마다 기가 차요. 듣지 않을 거면서 애초에 의견은 왜 묻는 건지…. 사회성이 부족한 건 오히려 소통이 안 되는 부장님 쪽 아닌가요?”

회사원 A 씨(29)는 직장 상사가 본인과 젊은 동료들을 두고 ‘MZ 세대라 직장 생활을 할 줄 모른다’고 평하는 것이 불만이라고 했다. 업무 중 의견 차이가 발생할 때마다 본인을 ‘사회성 떨어지는 요즘 애들’로 규정하는 상사들의 세태가 ‘꼰대’ 같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성세대의 인식과 달리 MZ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사회성이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시대 MZ 세대의 사회성 발달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6, 7월 1965~2009년생 국민 52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지는 ‘나는 쉽게 친구를 사귄다’ ‘문제나 논쟁거리가 있을 때 친구 혹은 직장 동료들과 대화로 푼다’ 등 사회성을 측정하기 위한 질문으로 구성됐다. 설문 결과에 따라 응답자를 ‘일반 패턴의 높은 사회성’, ‘일반 패턴의 낮은 사회성’, ‘비일반 패턴의 불안정한 사회적 행동’ 등 3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 중 사회성이 가장 높은 쪽은‘일반 패턴의 높은 사회성’ 그룹이었고, 가장 낮은 건 ‘비일반 패턴의 불안정한 사회적 행동’ 그룹이었다.

분석 결과 중·고등학생인 후기 Z세대(2004~2009년생)가 가장 사회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기 Z세대의 52%가 ‘일반 패턴의 높은 사회성’ 유형으로 구분됐다. 대부분 대학생인 후기 Z세대(1996~2003년생)가 49%로 뒤를 이었고, 이후 전기 M 세대(1983~1988년생) 42%, 후기 M 세대(1989~1995년생) 20% 순이었다.

반면 현재 기성세대인 X세대(1965~1982년생)는 사회성이 떨어지는 ‘비일반 패턴의 불안정한 사회적 행동’ 유형에 속하는 비율이 42%였다. X세대 중 ‘일반 패턴의 높은 사회성’ 유형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19%에 불과했다.

하지만 X세대는 모든 응답 세대 중 본인의 사회성을 가장 후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신의 사회성은 10점 만점에 몇 점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X세대는 평균 7.32점을 매겼다. Z세대는 연령대에 따라 6.97~7.29점을, M 세대는 6.96~7.01점을 매겼다. 즉 X세대는 객관적인 평가에 비해 자신의 사회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후기 Z세대 중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학교 밖 청소년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또래나 청소년 지도자와 건강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공간과 활동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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