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물가안정 위해 금리인상 택한 美 연준 의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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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미국의 중앙은행 시스템입니다. 한국의 한국은행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연준 의장은 미국 대통령이 지명하지만 지명 후에는 임기가 보장됩니다. 또한 미국 행정부와 독립해 독자적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게 됩니다.


현재 연준 의장은 제롬 파월(사진)입니다. 미국 워싱턴 출신으로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 학사를, 조지타운대에서 법학전문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특이하게도 경제학 학위가 없습니다. 파월은 11일 “물가 상승률 2%라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연준은 지난해 7차례에 걸쳐 4.50%까지 총 4.25%포인트의 금리를 인상한 바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시중에 공급된 통화를 거둬들여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을 막으려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금 경색으로 경기가 침체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과 기업은 금리 인상을 싫어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지지를 필요로 하는 정치인들 역시 금리 인상을 꺼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로 미국 정부와 연준은 과거 지속적으로 대립해 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9년 트위터에서 “(적대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파월 중 누가 우리의 더 큰 적이냐”고 신랄하게 비난한 적이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 하원의원(민주당) 역시 현재 연준의 금리 인상을 비판하는 대표적 정치인입니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문제는 중앙은행이 책임지고 해결할 문제라고 강조함으로써 연준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위해) 단기적으로 인기 없는 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란 목표를 가지고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과거 파월은 “기준금리를 좀 더 빨리 올리는 편이 나았을 수 있었다”며 인플레이션 대응에 한발 늦었음을 인정한 적이 있습니다. 덧붙여 정부에 대한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난 1년간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해온 우리나라입니다. 이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됐고,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도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게다가 한국 경제는 수출에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금융 시장도 국제적으로 완전히 개방돼 있는 상황입니다. 기준금리 인상의 긍정적, 부정적 효과가 미국처럼 단순하지 않고 아주 복잡한 변수 속에서 진행된다는 뜻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를 따라갔던 부정적 효과들이 이제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선뜻 우리만 금리를 인하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정부와 금융통화위원회, 기업과 국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어려운 때입니다.

#물가안정#금리인상#연준 의장#제롬 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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