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둔 20일 오전 방문한 서울의 한 마트에서는 고물가 시대 명절 장보기가 부담된다는 다수의 소비자를 만날 수 있었다.
직장인 강민정씨(29·여)는 “어머니 부탁으로 명절 음식에 필요한 재료를 사러 마트에 들렀다”며 “꾸준히 장을 보는 주부가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몇 가지만 봐도 상당히 비싸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주부 김정수씨(58)씨는 천정부지 올라버린 물가에 장보기가 무섭다고 토로했다. 그는 “좀 더 저렴한 곳에서 장을 보기 위해 시장과 마트 두 군데를 둘러보고 있는데 모두 비싸긴 매한가지”라며 “죄송한 마음이지만 올해 명절 제사 음식 개수를 줄여야 하나 고민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치솟고 있는 물가 영향으로 마트에서는 저렴한 제품을 찾으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분위기다. 마트에서 육류를 판매하는 한 관계자는 “비교적 저렴한 수입산이나 팔리지 않아 시간이 지난 알뜰 매대를 찾는 고객들이 느는 추세다”며 “식재료 가격 오른 것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가격 등 안 오른 게 없다. 물가 부담이 커지니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이어 “알뜰 매대나 마감 전 할인을 이용해 장을 보려는 고객들로 오후가 되면 더 몰려 근처 매대가 더 붐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물가협회 생활물가 시세표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제사상 단골 메뉴 사과(개당)는 서울에서 1480원에 거래되며 전주 대비 5.7% 올랐다. 4일 1100원으로 전주 대비 10% 오른 데 이어 11일 1400원으로 27.3% 상승해 3주 연속 오름세다.
생닭(1㎏)은 전주 대비 5.6% 올라 1만60원에 거래됐다. 이 외에도 △적상추(100g) 8.1% 오른 1340원 △갈치 9.6% 오른 7980원 △피바지락 13.7% 오른 1만2480원 등으로 조사됐다.
식품뿐 아니라 명절 전 올라버린 기름값도 소비자 물가 부담을 보탰다. 주유소 판매 경우는 전주 대비 1.9% 올라 리터(L)당 1811원으로 확인됐다. 등유도 0.2% 올라 1663원이 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109.28)는 지난해 동기 대비 5% 올랐다.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뒤 떨어지고 있지만 5월 이후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대 후반(2022년 12월 3.8%)으로 높은 수준이 예측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저렴하게 장을 보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수입산 품목을 늘려 선택을 다양화하거나 산지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저렴한 상품을 찾는 데에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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