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 임시회 본회의 열고 확정
민주당 주도로 민생 예산 대거 삭감
의장단 업무추진비, 의원 해외연수비 인상
고양시, ‘재의요구권’ 발동 검토
경기 고양시의 2023년도 본예산이 우여곡절 끝에 이달 20일 시의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동환 시장의 주요 공약 사업 예산과 핵심부서의 업무추진비 등이 대폭 삭감되면서 시정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반면 의장단의 업무추진비를 비롯한 의원 국외 연수 출장비 등 시의회 일부 예산은 대폭 인상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이달 20일 열린 제270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2023년도 본예산을 확정했다.
시는 지난해 말 시의회가 2023년도 예산을 의결하지 않아 법정 처리기한을 넘기면서 준예산 사태를 겪었다. 시의회는 이달 6일에서야 임시회를 열어 뒤늦게 예산안 심사에 들어가 이날 최종 의결했다.
예산결산위원회 의결을 앞두고 시는 시의회와 협의를 나섰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고 책임을 지고 국민의힘 소속 예결위원장이 사퇴했다. 사실상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해 이번 예산안을 의결했다.
시가 당초 요구했던 예산은 상임위와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약 110억 원이 삭감됐다. △건강취약계층 미세먼지 방진창 설치 △고양도시기본계획 재수립 용역 △킨텍스 일원 지하공간 복합개발 기본구상용역 △한옥마을조성 타당성 조사 용역 등이 대표적이다.
건강취약계층 미세먼지 방진창 설치는 이동환 시장의 대표 공약 중 하나다. 어린이집, 경로당 등 1073곳에 3년간 방충망을 방진창으로 교체한다는 내용인데 예산 삭감으로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졌다. 도시기본계획 재수립 용역은 경제자유구역 후보지로 선정된 JDS지구에 대한 계획을 새로 세우는 용역인데 모두 삭감됐다.
평화미래정책, 감사, 홍보, 기획, 행정지원, 주민자치 등 대다수 핵심부서의 업무추진비도 90% 이상 깎였다.
하지만 당초 1700여만 원이었던 시의회 의장단 업무추진비는 1억 7000만 원, 전액 감액됐던 시의원 해외 연수 출장비 등은 3억 2000여만 원으로 되살려 본 예산을 통과했다.
시 관계자는 “시 집행부의 사업추진 의지를 꺾고, 의회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예산안 심사가 시민의 공공복리 증진보다는 단지 시 직원들을 골탕 먹이기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되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시는 예산 삭감으로 시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을 우려해 ‘재의요구권’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 집행부가 재의를 요구하면 시의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전과 동일한 의결을 확정할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