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 쓰레기를 못 버리게 한 직원에게 속상함을 느꼈다며 올린 글이 도리어 누리꾼들의 비난을 샀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귀경길 주유소 직원, 아직 어린아이에게 쓰레기는 집에서 버려야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내용에 따르면, A 씨는 중학교 3학년이 된 자녀에게 햄버거를 먹고 생긴 쓰레기를 버리고 오라고 말했다. 셀프 주유기 옆 쓰레기 투입구엔 ‘영수증만 버려주세요’라고 쓰여 있어 세차장 옆에 버리면 된다고 알려줬다. 하지만 이후 A 씨의 자녀는 “(직원이) 집에 가서 버리라고 했다”며 돌아왔다.
A 씨는 직원에게 “자주 애용하는 곳이고, 세차 후 쓰레기 버리러 자주 왔다. 아이라고 그러셨으면 서운하다”고 말했다. 직원은 “주유소는 쓰레기 버리는 곳이 아니다. 그게 요즘 추세”라며 반론했다.
A 씨는 “올해 과학고 입학하는 아이에게 예의범절과 세상살이를 잘 가르치고 싶었는데, 부모 된 입장에 참 속상한 명절이다. 아이에게 ‘네 잘못이 아니다’고 말했지만 그럼 뭐가 잘못인지. 주유소 직원의 잘못인지, 뭐가 문제인지 알기 어렵다. 우리의 잘못이었을까?”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주유소 직원이 잘했다. 부모가 잘못 가르친 걸 바르게 알려줬다”, “이런 분들 때문에 영수증과 장갑만 버리라는 문구가 생긴 것”이라는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고속도로 내에 있는 한 주유소 직원은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개인 쓰레기는 집에 가서 버려달라’는 말이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다만 손님과의 다툼이 일어나는 건 우리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고, 한편으로는 서비스업으로서 ‘그냥 업무의 일부다’라고 생각하며 개인 쓰레기를 버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이 쓰레기를 버리면 당연히 재활용 분리수거 등은 주유소 직원의 몫이 된다”고 밝혔다.
서울 중심가에 있는 또다른 주유소의 직원은 “음식물 쓰레기나 큰 대형 쓰레기는 버리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한다”며 “가끔 말씀을 드려도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해) 신고를 하는 분도 계신다”고 밝혔다. 이어 “주유소의 주요 손님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유소는 승용차 손님이 많아 작은 봉투 하나 쓰레기는 서비스 차원에서 버려 드리기도 한다”며 “다만 대형 관광버스나 여행 목적 차량 등이 자주 오고 가는 주유소는 서비스 범위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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