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로 뇌전증을 꾸며내 병역면탈을 조장하고 수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던 또 다른 병역브로커가 재판에 넘겨졌다. 의사와 운동선수 등 병역면탈자와 공범 등 21명도 함께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과 병무청 합동수사팀은 병역브로커 구모 씨(47)를 구속기소한 데 이어, 같은 수법으로 병무청을 속여 병역면탈을 유도한 혐의로 구속된 또 다른 병역 브로커 김모 씨(38, 1월 9일 구속)를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의사·프로게이머(코치)·골프선수 등 병역면탈자 15명, 병역의무자의 부모와 지인 등 범행에 적극 가담한 공범 6명 등에 대해서는 병역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합동수사팀에 따르면 브로커 김 씨는 인터넷 병역상담카페를 개설해 병역의무자 등을 유인한 후 자신이 준 시나리오대로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행세하면 병역을 감면시켜주겠다고 약속한 뒤 컨설팅비 명목으로 총 2억 610만 원을 수수했다.
병역의무자들은 김 씨가 제공한 시나리오에 따라 뇌전증 환자로 가장해 의료기관에 허위 뇌전증 진단서, 약물 처방, 진료기록 등을 발급받아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았다. 병역의무자들의 가족·지인 등은 브로커와 병역면탈 계약체결, 대가 지급, 허위 목격자·보보자 행세 등을 통해 범행을 주도하거나 가담했다.
합동수사팀은 “이번 사건은 기존 병역면탈 수사 사례들과 달리 병역법 위반뿐 아니라 위계공무집행방해,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행사까지 추가로 적용해 범행실체규명과 범죄수익 환수에 만수를 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병역 브로커 구 씨와 김 씨 및 나머지 병역면탈자 다수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며 수사 진행 경과에 따라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병역법 위반으로 구속기소된 구 씨의 첫 재판은 27일 오전 11시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조상민 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구 씨의 의뢰인 중에는 배구선수 조재성 씨와 아이돌 그룹 소속 래퍼 라비, 1부 리그 축구선수 외에 2021년 흥행한 드라마의 조연급 연기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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