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병역 브로커 기소…의사·골프선수 등 면탈자도 재판행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26일 11시 44분


허위 뇌전증 진단을 알선한 혐의를 받는 병역 브로커 김모씨가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3.1.9/뉴스1 ⓒ News1
허위 뇌전증 진단을 알선한 혐의를 받는 병역 브로커 김모씨가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3.1.9/뉴스1 ⓒ News1
뇌전증 환자로 위장해 병역을 면제받은 운동선수·연예인·의사 등 병역면탈자와 공범 21명 및 이들의 병역면탈을 유도한 병역브로커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은 병무청과 합동수사 중인 뇌전증 환자 위장 병역면제 비리 사건과 관련해 병역면탈자 15명과 공범 6명, 병역브로커 김모씨(37)를 병역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병역 브로커 김씨는 병역면탈 의뢰자들을 상대로 가짜 뇌전증 진단을 받도록 알선하고 협박성 제안까지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증거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9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 수감 중이다.

김씨는 인터넷 병역상담카페를 개설해 병역의무자 등을 유인한 후 “내가 준 시나리오대로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행세하면 병역을 감면시켜 주겠다”고 약속하고 컨설팅비 명목으로 총 2억61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골프선수 A씨(25), 의사 B씨(30), 프로게이머 코치 C씨(26) 등 병역면탈자들은 김씨가 제공한 시나리오에 따라 뇌전증 환자로 가장해 의료기관에서 허위진단서, 약물처방전, 진료기록 등을 발급받아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은 혐의를 받는다.

단순 방조를 넘어 직접 브로커와 계약하거나 대가를 지급하고 허위 목격자?보호자 행세를 한 병역면탈자의 가족 및 지인들도 공범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기소 대상 면탈자 중에는 공중보건의, 프로게이머 코치, 골프선수 등 전문직이 포함돼 있다”며 “사회적 책임이 중한 전문직은 본인뿐 아니라 범행에 적극 가담한 공범까지 엄중히 수사해 기소했다”고 강조했다.

위계공무집행방해, 공전자기록등부실기재·행사 등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한 것에 대해서는 “기존 병역면탈 수사 사례들과 달리 사안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하고 범죄수익을 환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남부지검 병역면탈합동수사팀은 앞서 지난달 21일 병역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군 관계자 출신 구모씨를 구속 기소한바 있다. 이번에 기소된 김씨는 구씨의 밑에서 부대표로 일했다.

구씨 등은 서울 강남구에 병역 문제 관련 사무실을 차리고 군면제 방법 등을 알려주는 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운동 선수는 물론 연예인과 법조계 및 고위 공직자 자녀도 포함된 병역면탈 혐의자 100여명의 명단을 입수하고 수사해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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