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청장 남성현)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2005년부터 17년 동안 진행해온 항공방제를 올해부터 중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사회적·환경적 우려를 고려해서다.
26일 산림청은 올해부터 항공방제를 중지하는 방안을 약제 전문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2월 중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소나무재선충병은 한 번 감염되면 거의 고사(枯死)하는 치명적인 산림 병해충이다.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전국 140개 시군구에서 발생했다. 스스로 이동 능력이 없는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에 의해 전파된다. 방제도 겨울철에는 감염목을 벌채해 파쇄-훈증-소각하는 방식되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항공 또는 지상 방제를 통해 매개충을 없애는 방법으로 진행해왔다.
하지만 소나무재선충병은 피해 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100여년 전부터 피해가 발생한 일본도 사실상 방제를 포기한 상태다. 유럽에서도 재선충병 방제에 따른 목재생산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산림청이 항공방제 중단을 검토키로 한 가장 것은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선충병 항공방제에 활용되는 약제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열 티아클로프리드로 채소류, 과실류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살충제다. 이 약제는 보통 독성으로 꿀벌에 대해 안전하며 기피성도 없는 것으로 국내 농약 등록기관인 농촌진흥청에 등록돼 있다. 다만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열 약제에 대한 사용을 제한하는 추세다. 국내 학계에서도 약제에 대한 위해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약제가 꿀벌과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왔다.
산림청 관계자는 “방제 약제와 꿀벌 폐사, 개체 감소와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면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이미 산림청은 사회적·환경적 우려를 고려해 항공방제 규모를 꾸준히 감소시켜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산림청 재선충병 항공방제 현황에 따르면 재선충병이 급속히 확산한 2014년 이후 연간 2만2000㏊ 규모의 항공방제를 했지만, 2022년에는 1000㏊ 규모로 줄였다. 최근에는 제주도와 경남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만 실시하고 있다.
2월 중 항공방제 중단결정이 내려지면 산림청은 산림 중요 보전지역과 집단발생지 등을 대상으로 작은 면적의 정밀방제 효과가 높은 드론방제, 지상방제 방식을 활용할 예정이다. 지상 방제의 경우 소나무류에 직접 약제를 주입해 매개충을 없애는 방식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