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날이었던 지난 20일 강원 고성군의 한 숲에서 탯줄도 떼지 않은 아기가 편의점 비닐봉지에 싸인 채 발견됐다. 아이의 친모는 20대로, 친구들과 강릉에 놀러 갔다가 출산한 뒤 아기를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JTBC에 따르면 폭설과 함께 영하의 추운 날씨를 보였던 지난 20일 오후 경찰에 “둘레길 근처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어딘지 모르겠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서울에서 고성을 찾은 관광객. 그는 “아기가 (처음엔) 정말 크게 울었는데 점점 목소리가 잦아들면서 목소리 끝이 갈라졌다”고 회상했다.
출동한 경찰은 수색 끝에 인적이 드문 길에서도 30m 이상 더 들어간 숲 속에서 아기를 찾아냈다. 당시 아기의 체온은 34도로 저체온증 상태. 경찰로부터 아기를 건네받은 구급대원은 따뜻한 식염수 팩을 핫팩 삼아 아기에 몸에 댔고, 아기를 꼭 끌어안아 체온을 나눠줬다. 다행히 아기는 금세 온기를 되찾았다.
현장에 있었던 구급대원은 “탯줄 상태로 봤을 때 태어난 지 3~7일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눈이 많이 왔었고 해가 지기 직전이었기 때문에 아기가 발견된 건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신고자는 “아기 찾았다는 소리에 우리가 다 주저앉아서 엉엉 울었다. 아기 주려고 모두 목도리를 풀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아기를 구조한 다음날인 21일 오후 3시경 경기 안산시의 한 주택에서 친모 A 씨를 검거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남자친구 사이에서 낳은 아기로, 처음부터 키울 마음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영아유기와 살인미수 혐의로 A 씨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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