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홀로 파티룸을 운영해오던 A 씨는 지난 23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파티룸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갔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설날 당일 새벽 A 씨는 ‘청소 안하면 보증금 5만원 못 받는거냐’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용객 B 씨가 보낸 메시지였다.
무슨 영문인지 확인해보니 파티룸이 난장판이 돼 있었다. 실내 있던 2m 크기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부서져 있었고, 내부·야외 테이블 위엔 치우지 않은 술병과 음식물 쓰레기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실내는 담배 냄새가 가득 배어 있었다. 흰색 나무 울타리에는 와인 얼룩이 가득했다. 야외 잔디에는 케이크와 와인 범벅이 되어 엉겨 붙어 있었다.
A 씨가 통화로 보상금을 요구하자 “혹시 거기(파티룸)에 미성년자도 출입 가능한가?”, “내가 미성년자다”라고 말하며 돈이 없는 처지라는 내용의 전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B 씨는 대학생으로 밝혀졌다.
대화 끝에 최종 25만 원에 합의를 봤다. 하지만 B 씨는 약속한 23일 정오까지 돈을 입금하지 않았고 연락도 없었다. 이에 A 씨는 고소를 제기할 방침이다.
A 씨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보증금이 적어 ‘5만 원만 내고 청소 안 하면 되지’라고 생각해 유의사항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 같다”며 “운영하는 1년 반 동안 2~3번 이런 일이 있었는데 겪을 때마다 큰 충격을 받는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돈을 돌려받는 것 말고도 심적으로 받은 피해가 있고 괘씸한 심정이 들어 다음 주 내로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보증금 전액 차감이 아니라 ‘피해규모에 따른 돈을 받거나 민·형사 고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으로 유의사항을 수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욕이 절로 나온다”, “진짜 세상에 양심 없는 사람들 너무 많다”, “미성년자(이야기)는 협박처럼 들린다. 진짜 이러면 사람이 싫어진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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