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개혁]
연내 ‘계속고용 로드맵’ 마련키로
55~64세 고용률 높이기에 주력
임금체계, 직무-성과급 위주 개편
정부가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정년 연장 논의를 시작한다.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연장 또는 폐지하거나 퇴직자를 재고용하는 등 만 55세 이상 인구를 노동시장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올해 첫 고용정책심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 고령자 고용촉진 기본계획’(2023∼2027년)을 의결했다.
재고용, 정년 연장, 정년 폐지 등 계속고용을 논의하기 위해 3월까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노사정 대표와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설치하고 4월부터 사회적 논의로 확대할 예정이다. 사회적 논의 단계에서 계속고용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내용도 검토한다. 계속고용을 안착시키기 위해 연공 중심의 임금 체계를 직무·성과급 위주로 개편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연내 구체적인 계속고용 방안을 담은 로드맵을 내놓는다.
계속고용이 제도화되기 전까지는 기업들이 노사 합의를 통해 정년 연장이나 정년 폐지, 정년퇴직자 재고용 중 한 가지 이상의 방식을 통해 고령자를 고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계속고용에 참여하는 기업에 주는 ‘계속고용장려금’을 지난해 3000명(108억 원)에서 올해 8300명(268억 원)으로 대폭 확대한다. 한편으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차별받을 때 이를 쉽게 구제받을 수 있도록 노동위원회로 구제 절차를 일원화하고 장관의 시정요구권을 신설한다.
정부가 정년 연장 논의를 서두르는 데는 경험이 풍부하고 숙련된 고령층, 특히 만 55∼64세 장년층의 고용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이 있다. 2025년이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비중이 20.6%에 달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불과 7년 만에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바뀐다. 독일(26년), 미국(15년), 일본(10년) 등에 비해 압축적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이미 2019년을 정점으로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줄고 있어 노동시장의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의 55∼64세 인구 고용률은 66.3%로 고령화율이 높은 독일(71.8%)이나 일본(76.9%) 등에 비해 낮다. 이들의 고용률을 높여 노동시장을 활성화하고 정년퇴직 후 연금 수급까지 ‘소득 공백’ 기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2021년 기준 3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연금소득이 부족한 ‘생계형’ 고령 근로자가 많다는 뜻이다.
정년 연장은 국민연금 개혁과도 연계된다. 오래 일해 연금을 늦게 받으면 그만큼 연금 재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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