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쌍방울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수감중)으로부터 2019년 1월경 200만 달러(약 25억 원)와 같은 해 11월 300만 달러(약 37억 원) 외에도 2019년 말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약 98억 원)를 북한에 송금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500만 달러(62억 원)보다 많은 것으로 김 전 회장은 추가된 300만 달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 경비 명목이었다”는 취지로 검찰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최근 김 전 회장으로부터 경기도가 이 대표 방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북측이 퍼레이드 등 의전 및 이벤트 명목으로 돈을 요구해 2019년 말 300만 달러를 추가로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실제로 2018, 2019년경 경기도는 여러 경로로 이 대표의 방북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1월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부위원장을 만난 후 “북측에서 초청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이재명 (당시) 지사가 육로로 평양을 방문하고 싶다고 하자 리 부위원장은 ‘그렇게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겠느냐, 다른 경로로 좀 더 일찍 오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2019년 당시 김영철 조선아태위원장에게 자신을 포함한 경기도 경제시찰단을 북한에 초청해 달라는 편지 형식 공문을 보낸 것으로도 전해졌다.
김 전 회장 역시 2019년에만 이 전 부지사와 함께 중국에 가서 조선아태위 관계자를 2차례 만나는 등 경기도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대북사업을 추진해왔다고 한다.
검찰은 이런 상황에서 2018년 12월 김성혜 조선아태위 실장이 김 전 회장에게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사업(경협)비용 50억 원을 내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수락한 김 전 회장이 임직원 등을 동원해 2019년 1월경 북한에 200만 달러를 보내고 같은 해 11월 다시 300만 달러를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경기도의 남북경협 비용과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을 ‘대납’한 대가로 김 전 회장과 쌍방울 측이 경기도로부터 대북사업을 위한 특혜를 제공받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이 대표 방북을 위한 300만 달러 송금 의혹에 대해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란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2019년 북한 측 인사를 만날 때 이 대표와 통화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1월 17일 중국에서 쌍방울과 북한 조선아태위가 대북경협 협약식을 연 당일 이 전 부지사가 바꿔줘 이 대표와 통화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그동안 “전화번호도 모른다”며 이 대표와의 관계를 부인해왔다. 그런데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김 전 회장과의 인연을 부인했던 이 대표 측은 이날 “통화한 것도 잘 기억이안 날 만큼 (오래된) 일이다. 지인에게 전화를 바꿔주는 통화는 이 대표 같은 유명 정치인에게 흔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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