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7번째 프로 구단인 한화 이글스의 연고지다. 야구 열기가 뜨거워 생활체육리그에는 173개 아마추어 야구단이 등록해 활동한다. 대전의 갑천 둔치나 도심 외곽에서는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의 열띤 경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역에 대학 야구부가 없어 대전고와 대전제일고 등 대전의 고교 야구 선수들은 조기에 야구의 꿈을 접는 경우가 많았다. 고교 야구 선수의 프로 진출이 1∼2%에 불과한 데다 대학 진학률도 50% 안팎에 그친다. 야구계 관계자는 “설령 타 지역 대학의 야구부에 입학한다 하더라도 소위 ‘텃세’에 중도 하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제 지역 고교 출신 야구 선수들이 꿈을 이어갈 길이 열렸다. 대전의 대덕대(총장 직무대리 이재열)가 1일 지역 최초로 야구부를 창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교내 체육관에서 열린 ‘대학 야구부 창단식’에서 이 총장 직무대리는 “대덕대 야구부 창단은 야구 발전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발전의 일익을 담당하는 뜻깊은 일”이라며 “대덕대는 단체 종목인 여자 축구부와 야구부를 가진 체육대학의 강한 면모를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2012년 창단된 대덕대 여자 축구팀은 지난해 전국체전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전국 대회 우승 8회, 준우승 5회의 기록을 달성했다.
야구부 창단 작업은 지난 1년 동안 진행됐다. 지난해 3월 대학 야구부 창단추진위원회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12월 야구팀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정식 등록했다.
대덕대 야구부는 감독 등 코칭스태프 4명과 선수 26명으로 출범했다. 26명의 선수 가운데 대전제일고 3명, 충남 홍성의 한국K-POP고 2명, 공주고 2명, 충북 청주 세광고 1명, 청주기계공고 1명(졸업생) 등 대전·충청권 고교 출신이 9명이다. 창단과 더불어 지역에 대학 야구부가 생긴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선수 전원은 3월 새롭게 출범하는 레저스포츠학과에 소속된다.
감독은 한화 2, 3군 감독과 육성군 총괄을 했던 전대영 감독이 맡았다. 한화 출신 좌완 김경태를 투수코치에, 박준혁을 야수코치에 앉히고 한화 스카우트팀장인 정영기 프런트를 인스트럭터로 영입했다.
창단식에는 대전지역 체육계 인사와 야구부를 운영하는 전국 초중고교 관계자, 야구부 선수, 임원 등이 대거 참석해 창단을 축하하고 승리를 기원했다.
야구팀은 창단 원년 목표를 중부권 1위, 전국 대회 16강 진출로 잡고 지난달 전남 영광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마쳤다.
야구부 지도교수를 맡은 레저스포츠학과 원상연 교수는 “야구부가 지역 야구팬들과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원대한 꿈을 품고 출발했다”며 “시민들의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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