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전세 6100채 사기… ‘빌라왕’ 6개 조직 1941명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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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사기 방지대책]
“가짜 임대인 내세워 허위 계약”
피해자 1200명 중 절반이 2030
총 2335억 피해… 경찰 “2차 단속”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서부관리센터에 위치한 악성임대인(속칭 ‘빌라왕’ 등) 보증이행 상담창구에서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서부관리센터에 위치한 악성임대인(속칭 ‘빌라왕’ 등) 보증이행 상담창구에서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경찰이 전국에서 주택 6100여 채를 이용해 2030세대와 서민들의 보증금을 가로챈 ‘전세 사기’ 6개 조직 등 1941명을 붙잡았다고 2일 밝혔다. 최근 잇따라 벌어진 ‘빌라왕 전세사기’ 사건 배후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는 모습이다. 또 이들 조직은 부동산 거래 경험이 많지 않은 청년층을 주 타깃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수법으로는 ‘바지 임대인’을 내세운 범죄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 씨(37) 등 68명은 분양업자와 중개인이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나누고 명의를 빌려준 가짜 임대인에겐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이 주택매매와 전세계약을 동시에 하는 수법으로 바지 임대인 7명에게 이전한 빌라 등의 명의는 1475채에 달한다. 언론에 나온 사망한 ‘빌라왕’ 정모 씨와 구속된 또 다른 빌라왕 김모 씨(50) 역시 바지사장이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임차인 37명으로부터 보증금 80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이들을 입건했다.

무주택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세대출 심사가 간단하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도 잇따라 덜미가 잡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가짜 임대인과 임차인을 모집해 허위 전세 계약서를 작성하게 한 총책 151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공인중개사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속여 전세대출자금 83억 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사기 조직의 먹잇감이 된 피해자 중에는 청년층이 많았다. 검찰에 송치된 사건을 기준으로 확인된 피해자 1207명 중 602명(49.9%)이 2030세대였다. 전체 피해액은 2335억 원에 달했다.

피해 주택 유형 중에는 다세대주택이 전체의 약 68%에 달했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억∼2억 원이 453명(37.5%)으로 가장 많았다.

경찰청은 지난해 7월 25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6개월간 전국에서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벌여 6개 조직 등 1941명을 붙잡고 이 중 168명을 구속했다. 2021년 특별단속 당시에는 243명이 검거돼 11명이 구속됐다. 경찰은 올 7월 25일까지 ‘2차 전국 특별단속’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세 사기#빌라왕#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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