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와 감찰무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가운데, 이날 법정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딸 조민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출석한 조 전 장관은 선고 전후 위를 올려다보고 한숨을 내쉬는가 하면, 재판이 끝난 이후에는 배우자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김정곤·장용범)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6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자녀 입시비리 의혹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 전 교수에게도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감찰 무마’ 의혹으로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징역 10개월을 선고하는 등 피고인들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 갈렸다.
조 전 장관은 평소 재판이 진행될 때 갈색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스스로 운전하고 법원을 찾았다. 하지만 이날은 딸 조씨가 해당 차량을 운전하고 법원으로 온 모습이 포착됐다.
조 전 장관은 법정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의 응원에 고개 숙여 답했다. 법정 내에선 지인들로 추정되는 인물들에게도 고개 숙여 가볍게 목례를 했다. 1심 선고 공판에 참석한 방청객은 기자들을 포함해 약 100여명으로 추산됐다. 다만 조씨는 조 전 장관 부부의 법정을 찾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 혐의에 대해 재판부가 일부 유죄 판단을 밝히자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히 판시 내용을 받아들이는 듯 했다. 휠체어에 앉은 정 전 교수는 선고가 진행되는 동안 재판부를 계속 바라봤다.
조 전 장관은 재판부의 주문 낭독 전후로 긴장한 듯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주문이 낭독되자 고개를 숙여 가만히 땅을 내려다보기도 했다. 법정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조 전 장관은 재판이 끝난 후 허리를 숙여 휠체어에 앉은 정 전 교수의 어깨를 토닥였고, 정 전 교수도 조 전 장관에게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등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시각 법원 밖에서 시위를 하던 조국 지지자들과 반대 측 시민단체 회원들은 소리 높여 자신들의 구호를 외쳤다.
조 전 장관이 법정 밖으로 나오자 지지자들은 “조국은 잘못 없다”, “조국은 무죄다”, “힘내라 조국”등을 소리 높여 연호했다. 반면, 반대자들은 이에 맞서 “조국 구속”을 외치는 등 분위기가 과열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1심 판결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유죄가 난 부분에 대해선 항소해 보다 성실하고 진솔하게 무죄를 다투겠다“며 3년여간의 재판을 마친 소회를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조 전 장관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조 전 장관은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에 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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