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집에 홀로 방치됐다가 숨진 2살짜리 아이가 장기간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소견이 나왔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3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된 A 씨(24·여)에 의해 숨진 아들 B 군(2)의 부검 소견을 국과수로부터 전달받았다.
국과수는 1차 구두 소견에서 “B 군은 장시간 음식물이 공급되지 않은 사유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B 군의 신체에서 외력에 의한 상처, 골절 등 치명상이나 특이 손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B 군의 기저질환 여부나 기타 약물·화학 관련 가능성에 대해선 정밀검사를 진행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힐 계획이다.
A 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사흘 동안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 B 군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30일 오후 2시경 집에서 나가 2일 오전 2시경 귀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B 군은 이미 숨진 상태였음에도 A 씨는 1시간 30분 뒤인 오전 3시 38분에서야 119에 신고했고, 공동대응에 나선 경찰은 그를 곧바로 붙잡았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지인이 일을 도와달라는 말에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비웠다”며 “장기간 비울 생각은 없었다. 아이가 추울 것으로 예상돼 보일러도 최대한 높인 뒤 집을 나섰다”고 진술했다.
A 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남편과 별거 중인 상태로, 남편에게서 매주 5만 원 남짓한 생활비를 받으며 B 군을 홀로 키워왔다. 특정한 직업이 없었던 A 씨는 수도와 도시가스 요금을 제대로 내지 못할 만큼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전날 A 씨 남편도 불러 조사를 진행했지만 그에게는 혐의가 없다고 보고 이날 A 씨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4일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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