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지원생 대입선 유리할지라도…“대졸 후 시간당 임금 더 낮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6일 13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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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9. 뉴시스.
2020.03.19. 뉴시스.
고교에서 대학교에 진학할 때 교차 지원한 학생의 졸업 후 시간당 임금이 교차 지원하지 않은 학생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차 지원한 학생의 진로 적성이나 직업 만족도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낮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2일 한국경제학회가 개최한 ‘2023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고은비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세제분석관보와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가 발표한 ‘전공 교차 지원의 노동시장 성과 분석’ 논문에 따르면 고교 계열과 다른 계열의 전공을 선택한 대학생들의 졸업 후 시간 당 임금 수준이 교차지원하지 않은 학생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를 활용해 2010년 8월~2019년 2월까지 대학 졸업자의 약 18개월 간 노동 시장 진입 과정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아르바이트, 임시직, 일용직을 제외하고 상용직으로 취직에 성공한 8만6181명이다.

졸업 학점, 대학 소재지, 대학원 졸업 여부, 성별 등이 같다고 가정할 때 ‘문과→이과’ 교차 지원한 학생은 ‘문과→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졸업 후 시간당 임금이 1.6% 낮았다. ‘문과→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문과→이과’ 교차지원을 한 학생의 유보임금(대학 졸업 전 기대했던 최저 연봉)이 3.5%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차 지원한 학생들의 취직 후 직업 만족도는 교차 지원하지 않은 문과 학생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과→문과’로 교차 지원한 학생 역시 ‘문과→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시간당 임금이 2.6% 낮았다. 다만 ‘이과→이과’로 진학한 학생은 ‘문과→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5.2% 가량 높았다.

연구팀은 대학 서열화가 공고한 국내 환경에서 학생들이 적성보다 ‘대학 간판’ 때문에 교차 지원한 경우가 빈번해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교차 지원을 한 학생들의 대학 생활 만족도나 충실도가 떨어지고, 임금 등에서 눈높이에 차지 않는 직장에 취직하게 된다는 것이다.

2022학년도 대입에서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되며 문이과 교차지원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려해 봐야 할 대목이다. 연구팀은 수능에서 문이과가 통합되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전공에 한계가 있다면 학생들은 대입을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자연계열 학과에 대한 수능 과목 제한을 철폐하는 등 지원자의 전공 선택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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