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단행된 총경 인사에서 지난해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반대를 주도했던 이들이 한직으로 밀려난 것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 ‘인사 원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윤희근 경찰청장은 “부득이한 경우 예외적 사례가 있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공무원의 보직 및 교류 인사에 관한 규칙’에는 총경급 정기 전보 인사 대상을 △경찰서장으로서 1년 6개월 경과 △참모로서 1년 경과 △치안정책교육과정 이수 등으로 규정해 놨다. 다만 청장이 ‘치안 여건’과 ‘정기인사 주기’를 고려해 6개월 범위 안에서 전보 대상자를 조정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경찰국 반대를 위해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회의)’ 참석자 중 12명이 일선 경찰서장 등으로 임명된 지 6개월 만에 교육기관 또는 시도경찰청 112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발령났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서장으로서 1년 반의 임기를 보장한 훈령을 어기면서 단행한 인사보복”이라며 “치안 여건과 정기인사 주기를 고려해 예외를 둘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 경우 어디에 해당하는지 설명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윤 청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공직관, 책임의식, 대내외 다양한 세평을 종합해 심사숙고한 결과”라며 “소신껏 한 인사”라고 밝혔다. 또 6개월 만에 보직자를 교체한 것을 두고 “부득이한 경우 (6개월 만에 발령을 낸) 예외적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날 오후 총경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은 경찰청 맞은편 경찰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총경회의 현장 참석자 50여 명 중 저처럼 징계를 받았거나 퇴직 예정인 자를 제외한 47명 전원에 대한 문책 인사가 있었다”며 “28명이 경정급 보직을 받았고, 12명은 6개월 만에 단기 인사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 “이 같은 보복 인사는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블랙리스트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류 총경은 지난해 12월 정직 3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아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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