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순직 소방관 이름 딴 명예도로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9일 03시 00분


울산에서 화재로 순직한 새내기 소방관의 이름을 딴 도로가 생긴다.

울산 중구는 문화의 거리인 ‘울산교 사거리∼울산시립미술관’ 도로 470m 구간에 ‘소방관 노명래길’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노명래 소방교(사진)는 2021년 6월 29일 새벽 울산 중구 성남동의 3층 건물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심한 부상을 당한 뒤 치료받던 중 순직했다. 노 소방교는 3층 화재 현장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인명 수색을 하던 중 갑자기 커진 불길에 큰 화상을 입었다. 당시 그는 29세로 소방관으로 임용된 지 1년 6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사고 4개월 전쯤 혼인신고를 마친 뒤 정식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노 소방교의 이름을 딴 명예도로는 해당 화재 건물 바로 앞길이다. 명예도로명은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해당 인물의 사회 헌신도 등 공익성을 고려해 자치단체가 주소정보위원회 심의를 거쳐 부여한다. 해당 구간 시작 지점과 끝나는 지점에는 명예도로명이 적힌 짙은 갈색 표지판이 설치된다. 정식 도로명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주소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 구조 업무 중 순직한 사례이고, 노 소방교 나이가 비교적 어렸던 점 등을 고려할 때 그를 추모하고 영예를 높이자는 의미로 명예도로 검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소방관 노명래길이 생기면 소방관 이름을 딴 명예도로명으로서는 국내 두 번째다. 경기 평택시가 2021년 11월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인근 도로에 ‘소방관 이병곤길’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한 것이 첫 사례다. 이병곤 소방령은 2015년 12월 3일 오후 서해대교 목포 방면 송악나들목 인근 2번 주탑 중간부 근처 교량 케이블에서 발생한 불을 진화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가 화재로 끊어진 케이블에 맞아 순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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