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위원장 “아쉽다” 반박
민노총의 상급노조 탈퇴 금지 규약
고용부, 시정 추진… 이탈 늘어날듯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이 MZ세대 노조가 민노총 등을 비판하며 연대를 선언한 데 대해 “한국 사회에서 한미관계나 남북관계 등 정치적 사안에 개입하고 의견을 내지 않으면 노동자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양 위원장은 8일 서울 중구 민노총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MZ세대가 주축이 돼 구성된 청년 노조에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민노총과 달리 탈(脫)정치 노선을 표방한 데 대해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민노총과 함께하느냐 마느냐를 떠나서 민노총이 정치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며 “한반도에 평화적 분위기가 확장돼 군비를 감축하면 남는 재원을 복지, 노동자 예산으로 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언급하며 “MZ세대로 일컬어지는 분들은 이 같은 대중적 반미투쟁 당시 아주 어렸거나 아예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제 노조를 막 시작하는 젊은 MZ분들은 이런 문제를 깊이 사고하거나 직접 경험해본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 위원장은 최근 국정원과 경찰이 민노총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대해서는 “민노총을 마치 불온한 집단, 종북세력인 것처럼 만들고 있다”며 5월 20만 명 총궐기, 7월 대규모 총파업 등 반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정부의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방안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재정 자료는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8일 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규약 가운데 일부 내용이 위법성이 있다고 보고 노동위원회에 이에 대한 시정 요청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와 사무금융노조 규약 중 ‘단위 총회를 통한 집단탈퇴는 불가하다’는 조항과 공무원노조 선거관리 규정 중 ‘민노총 탈퇴 공약을 하는 경우 입후보자는 그 자격을 잃는다’는 조항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 11월 포스코지회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민노총 금속노조 탈퇴를 가결했으나 금속노조가 탈퇴를 막고 되레 포스코지회 간부들을 제명했다. 이번 시정요청이 의결되면 젊은 노조원들을 주축으로 상급 단체를 탈퇴하자는 요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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