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개고기 혐오 여론에 인천 청소년들, 어학연수 무산

지난해 8월 15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시장 개고기 골목에서 전국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칠성개시장 완전 철폐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시 강화군이 청소년들을 미국에 어학연수 보내려 했지만, 국내 개고기 식용문화에 대한 현지 혐오 여론 때문에 무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강화군에 따르면, 강화군은 우호 도시 관계인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시와 지난해 초부터 청소년 어학연수를 기획·추진했다. 이에 고등학생 12명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3주간 영어 학습과 문화 체험 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팰리세이즈파크시가 돌연 협조 중단을 통보했고 어학연수는 끝내 무산됐다.

팰리세이즈파크시는 국내 개고기 식용문화가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강화군에 식용견을 도축하는 사육장들이 있다는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미국 내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일어난 것이다.

팰리세이즈파크시가 어학연수를 통해 강화군과의 교류를 확대한다면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옹호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화도와 팰리세이즈파크 우호도시 관계를 언급하며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고 있는 트위터 게시물. @JPNW8 트위터 캡처

미국 동물애호단체들은 국내 동물구호단체들이 개 불법 도축 의혹을 제기하며 촬영한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접한 뒤 팰리세이즈파크시에 강화군과의 교류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화군 측은 “개고기 식용 논란으로 현지 연수가 무산돼 아쉽지만, 문화적 차이로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해외연수는 최근 장소를 태국으로 바꿔 진행했고 팰리세이즈파크시와는 지속해서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팰리세이즈파크는 미국 동북부 뉴저지주에 있는 도시다. 이 도시는 인구 1만 9622명 중 1만 115명(51.5%)의 한국계 주민들이 살면서 대표적인 한인타운이 조성돼 있다. 지난해 시장 선거를 거쳐 한국계 시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2020년 강화군과 우호 도시 관계를 맺고 지속적인 교류 행사를 이어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