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는 말은 하는데, 발망치 소리는 안 줄어 스트레스[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5일 08시 00분




윗집은 “미안하다. 주의하겠다”고 말하면서 나름대로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정작 층간소음은 줄어들지 않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얼굴 붉히고 싸울 수도 없고, 죄송하다고 하는데 매일 찾아가 화를 낼 수도 없어 오히려 더 곤란한 상황입니다.

아이들이 내는 발망치 소리, 소음이라고 해도 이웃에게 피해를 준다면 교육을 하는 게 맞습니다. 이와 함께 실질적으로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함께 실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성의만 있다면 비용은 크게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 ‘죄송하다. 미안하다’ 말은 하는데, 발망치 소리는 줄지 않아 스트레스
충남 공주시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30대 가장입니다. 10살 딸아이와 아내 세 가족입니다. 최근 청약된 아파트에 입주하여 내 집 마련이라는 기쁨에 기분 좋은 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딸아이와 외출 후 엘리베이터를 타며 저희 층수를 누르는데, 같이 타던 한 여성분이 “ㅇㅇㅇ호에 사세요?” 라고 물으며 “위층으로 입주를 앞두고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우리 집에는 7살, 9살 아이가 2명 있는데 정말 주의할 테니 층간소음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저 역시 아이들이 말을 알아듣는 나이길래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안심하고 “마음 편히 지내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화근이 됐을까요. 입주 직후부터 들려오는 아이들 뛰는 쿵!쿵! 소리로 매일 밤 저희 부부는 물론 딸까지 잠 못 드는 날이 이어지고 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아내에게 엘리베이터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줬더니 “그런 말을 왜 했냐”며 “다 당신 잘못”이라고 말해 부부싸움도 자주 하게 됐습니다

층간소음을 참고 참다가 2주 만에 윗집을 방문했습니다. 초인종을 누르니, 아래층 이웃이 왔다며, 반갑게 문을 열고 윗집 아주머니가 인사를 했지만, 저는 전혀 반갑지가 않았습니다.

“아이 뛰는 층간소음이 너무 심하다”고 말하고 정중하게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윗집 아주머니는 연신 허리를 굽히며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도 주의를 주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진심으로 미안해하길래 크게 따지지는 못하고 내려왔습니다.

그 뒤로도 몇 번 윗집에 주의를 주었지만, 약간 줄어들 뿐 여전합니다. 관리실에 이야기하니, 그때마다 “알겠다” 하시고는 별다른 조치는 없어 보입니다.

윗집도 노력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저희 가족은 이사를 해야 할 정도로 힘듭니다. 저는 이제 퇴근하며 집만 생각해도 가슴이 답답합니다. 층간소음이 완전하게 없어지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고, 지금은 저희 가족이 생활만 가능하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층간소음은 구축 및 신축아파트를 구분할 것 없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반면 명확한 해결 방법이 미흡해 당사자 간 폭행 등 불미스러운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위 사례는 윗집이 일단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니 해결의 빛은 보입니다. 대신 마음만 가지고는 안되고, 실효성 있는 구체적인 행동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윗집의 아이들에게 층간소음용 슬리퍼를 선물하시기 바랍니다. 큰 비용은 들지 않습니다. 여기에 아이들이 집안에서 신발을 늘 신을 수 있도록 색칠하고 직접 꾸밀 수 있는 두께 3cm 이상의 신발을 선물하면 더욱더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윗집의 아주머니에게 말해 아이들이 방안에서는 앞꿈치로 걷도록 교육해주기를 부탁하기 바랍니다. 끝으로 아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위치에 3~5cm 두께의 매트를 설치하도록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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