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도지사 등 단체장 주도
도내 18개 시군 3700여 명 참여
기업인-유명인도 통큰 기부 잇따라
올해 1월 시작된 고향사랑기부제가 유명인들의 기부와 이색 사연을 갖춘 기부가 잇따르면서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고향사랑기부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14일까지 강원도와 도내 18개 시군에 3700여 명, 약 6억 원이 적립됐다.
● 18개 시군 단체장들 릴레이 기부
고향사랑기부금의 마중물 역할은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비롯한 단체장들이 맡았다. 김 지사는 1월 1일 춘천시청 광장에서 열린 해넘이·해맞이 타종 행사에서 도내 시군에 고향사랑기부금을 전달했다. 주소지인 강원도와 춘천시를 제외한 17개 시군에 각 10만 원씩 170만 원을 기부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17일 강원도보다 앞서 특별자치도가 된 제주 오영훈 지사와 100만 원씩 상호 기부한 데 이어 8일 아버지의 고향인 경북 성주에도 100만 원을 기부했다. 김 지사는 3차례에 걸쳐 370만 원을 기부한 셈이다.
김 지사는 “지역 소멸 위기에 놓인 우리의 고향들이 고향사랑기부제를 발판 삼아 서로 협력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활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육동한 춘천시장도 지난달 10일 춘천과 인접한 홍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와 전남 고흥에 각 10만 원을 기부했다. 육 시장은 기부처를 고민하다 인접 지역과 상생의 의미로 5개 시군을 택했고, 고흥은 예전 기획재정부 근무 시절 당시 군수와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또 육 시장을 포함한 강원도 내 18개 시군 단체장들은 시군 직제순에 따라 다음 시군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릴레이 고향사랑기부에 동참했다. 이후 춘천시 간부 공무원들이 각자의 연고 지역이나 자매도시에 기부했고, 접경지역인 철원, 화천, 양구군의 세무 담당 공무원들도 교차 기부 방식으로 동참하는 등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 기업인, 유명인들도 잇따라 참여
기업인과 유명인들의 통 큰 기부도 잇따르고 있다. 14일 하창화 ㈜한국백신 회장이 고향인 원주에 최고 한도액인 500만 원을 기부했다. 앞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고향인 철원에, 외식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로 유명한 ㈜명륜당의 이종근 회장이 고향인 원주에 각각 500만 원을 기부했다.
또 사회적기업 마인드디자인의 김민지 대표는 양구 출신 지인들의 권유로 양구에, 우리 농산물을 미국의 한인들에게 유통시키고 있는 울타리USA의 창업주 신상곤 씨도 사업으로 인연을 맺은 인제에 각각 500만 원을 기부했다.
전·현직 축구 국가대표인 태백 출신의 이을용이 강원도에, 춘천 출신의 손흥민이 춘천시에 각각 500만 원을 기부했고,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인 이대훈도 고향인 화천군에 기부의 손길을 보탰다. 아시아 여성 최초로 무보급 남극점 도달에 성공한 산악인 김영미 대장도 9일 강원도를 방문해 100만 원을 기부했다. 김 대장은 평창 출신으로 2004∼2008년 7대륙 최고봉을 한국 최연소로 완등한 철의 여인이다.
철원군 홍보대사인 구독자 315만 명의 유튜버 ‘김계란’과 집 전문 크리에이터로 3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집 나온 부식’도 방송을 통해 인연을 맺은 철원에 기부했다.
● 답례품마저 기부 “아낌없이 드리리”
동해에서는 결혼식을 치른 신혼부부가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8일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린 장정윤, 이주성 씨 부부는 신혼여행을 미룬 채 부모가 살고 있는 동해시를 방문해 200만 원을 기부했다. 이 부부는 “그동안 키워 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조금이나마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부금의 30%까지 제공되는 답례품을 친환경쌀로 선택한 뒤 이마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 의사를 밝혔다. 삼척에서는 2일 익명의 기부자가 500만 원을 기부한 데 이어 답례품도 취약 계층에 지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척시는 150만 원 상당의 쌀 10㎏ 50포대를 취약 계층에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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