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거짓말이라도 출입 허락 받으면 주거침입 아냐”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17일 09시 48분


상대방을 속인 뒤 전 연인이 사는 주택 공동현관에 들어섰더라도, 출입 허락이 있었다면 주거침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임민성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40)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오후 10시40분께 한 달 전 헤어진 여자친구가 사는 서울 강북구 한 다세대주택 공동현관을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B씨의 어머니에게 자신을 친구라고 소개해 공동출입문을 통과했고, 현관문 앞까지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에게 주거침입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는데, 법원은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임 부장판사는 “만남을 거부하는 전 연인에게 사전 연락 없이 찾아가 어머니의 출입 승낙을 받기 위해 친구라고 속였다고 하더라도 승낙의 유효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봤다.

이어 “A씨의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더라면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출입 승낙이 있다면 그 과정에 기망이나 착오 등 하자가 있더라도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뤄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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