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 증거인멸 시도는 삼척동자도 알정도로 명백”…‘아시타비’ 표현 쓰며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7일 19시 59분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증거 인멸과 진실 은폐 시도가 지속될 것이란 점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명백하다.”

검찰이 1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렇게 적시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특히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내로남불,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다른 이는 틀리다)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A4용지 173쪽 분량의 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검찰은 대장동 수사 초기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한 점, ‘사퇴 종용’ 의혹이 제기된 황무성 전 공사 사장에게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러시느냐”며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주요 증거 인멸 정황으로 판단했다.

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검찰 출석을 앞둔 유 전 직무대리에게 “쓰레기라도 먹고 입원해라”, “태백산맥에 들어가 숨어라”라고 한 것 역시 증거 인멸 시도라고 적시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자신이 이 대표를 ‘공산당’ 운운하며 욕하는 녹음 파일을 언론에 넘겨 보도하게 한 것 역시 이 대표에게 유리하게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이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실제 이 보도 이후 이 대표 측은 녹음 내용을 유착 의혹을 부인하는 근거로 활용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최근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을 면회하며 ‘알리바이를 만들라’고 한 것 등도 증거 인멸 정황에 포함됐다.

검찰은 “증거 인멸 시도는 대장동 의혹의 최정점이자 배후사범으로서 피의자(이 대표)와 정진상 등의 범행 가담 사실을 숨기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한 것”이라며 “은폐 시도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해 수사 초기 범행의 전모가 드러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지역 행정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극단적으로 훼손한 ‘내로남불, 아시타비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17일 “검찰이 존재하는 증거물들을 이미 모두 확보했다고 봐야 한다. 이 대표가 인멸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며 “검찰이 신병을 확보한 관계자들 또한 검찰의 영향력 아래 있어 이 대표 측이 이들을 회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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