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8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사진)를 재구속하고 19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 씨가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 및 천화동인 1∼7호의 지분 49%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자 성남시 및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로비스트 역할을 한 핵심 관계자라고 판단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도 검찰은 김 씨에 대해 “민간업자 중 피의자(이 대표)와 가장 밀접하게 유착돼 있었다”며 “여전히 허위 진술로 일관하면서 주변의 사건 관계인들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시도하는 등 계속하여 증거를 인멸하고 실체적 진실의 은폐를 시도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반면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추가 부담으로 이익이 줄자 김만배 등은 저를 ‘X 같은 놈, 공산당 같은 XX’ 등으로 거칠게 욕했다고 한다. 그들과 결탁했거나 사업 이익 일부를 취하기로 했다면 왜 제 이익을 줄이는 일을 하겠나”라며 유착 관계를 부인했다.
검찰은 재구속을 통해 그동안 검찰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고수해 왔던 김 씨를 압박한다는 구상이다. 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 중 유일하게 재수감되면서 김 씨의 진술 태도 등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씨의 진술은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한 이른바 ‘50억 클럽’ 수사에서도 중요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김 씨를 상대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뇌물을 실제로 지급했거나 지급하기로 약속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퇴직금 뇌물 혐의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새로운 검찰에서 끝까지 제대로 수사해 밝혀내야 한다”고 공언한 만큼 재수사 수준의 강도 높은 조사가 예상된다. 검찰은 김 씨가 2021년 10월∼지난해 11월 대장동 사업으로 벌어들여 빼돌린 불법 수익 약 340억 원 중 일부가 실제로 ‘50억 클럽’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 씨를 상대로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중 428억 원이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이 대표 최측근 3명에게 배정됐지만 실제로는 이 대표의 지분이었다는 이른바 ‘428억 원 뇌물 약속’ 의혹에 대해서도 규명할 방침이다. 정 전 실장의 공소장에 들어 있던 428억 원 뇌물 약속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는 16일 청구된 이 대표 구속영장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1시 40분경 “범죄 형태와 특성, 피의자와 관련자들의 관계에 비춰 볼 때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24일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된 지 86일 만에 재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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