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블랙홀’된 의대] 박민수 복지부 2차관 “병원도 협조를”
전문의 더 뽑아 전공의 부담 줄이고 공공정책수가 확대해 인력 충원 지원
교수 정원도 늘리도록 교육부와 협의
“의대 정원 늘려 필수의료 강화”
박민수 복지부 2차관 “병원도 협조를”
전문의 더 뽑아 전공의 부담 줄이고 공공정책수가 확대해 인력 충원 지원 교수 정원도 늘리도록 교육부와 협의
―지난달 말 필수의료 대책을 발표했지만 분만, 소아 등 일부에만 치중됐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발표는 시작에 불과하다. 국민 누구나 골든타임 내에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이번 정부 임기 내에 마련하는 게 목표다. 일단 희귀질환, 중증 응급 정신질환 등에 대한 추가 대책을 하반기(7∼12월) 발표할 계획이다.”
―필수의료가 ‘돈 못 버는’ 과목이 된 이유가 뭔가.
“소아청소년과, 중증외상 같은 필수의료 과목뿐 아니라 지역의 필수의료가 무너진 데는 수요가 적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잠재적 환자 자체가 적어진다. 중증외상 분야의 경우 환자가 있건 없건 ‘항시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선 비용 부담이 크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공공정책수가’를 지급하는 것이다. 어린이병원을 운영하다 발생한 적자를 국가가 보전해 주는 공공어린이병원 사후보상제도가 대표적이다. 또 의료 수요 자체가 적은 지방 소도시의 경우 적자 폭이 더 크므로 보상을 더 얹어 주자는 것이 ‘지역수가제’다.” ―검사는 비싸고, 수술은 싼 기형적 건강보험 수가(건강보험에서 병원에 주는 진료비) 체계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맞다. 수가는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에서 나가는 만큼 한없이 올려 줄 수는 없다. 영상, 검사 분야에 비해 수술과 처치 비용이 낮게 책정된 부분은 조정을 통해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 급격한 조정으로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의료계와 절충점을 찾아 나가겠다.”
국내 건강보험 체계에서 수가 책정은 정해진 파이 안에서 ‘상대평가’로 이뤄진다. 한 분야의 수가를 올리면 다른 분야 수가는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박 차관은 “공공정책수가는 재정 투입을 늘려 지급하는 것이므로, 이 정책으로 검사 등 다른 분야에서 손해 볼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이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필수의료를 기피하고 있다.
“대학병원들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노동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건 결국 전문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선 병원들이 전문의를 더 뽑아 기존 교수진과 전공의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정부도 공공정책수가를 적극 확대해 병원이 인력을 추가로 뽑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교수 정원도 늘릴 수 있도록 교육부와 적극 협의하겠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인력 공급 자체도 늘려야 한다.”
―인력 공급이라면 의대 정원 확대를 뜻하는 것인가.
“그렇다. 급속한 고령화로 의료 수요는 앞으로 점점 더 늘게 돼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추계에 따르면 2035년 우리나라에 의사가 지금보다 1만 명 더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필수의료 회복을 위한 단기 대책이 보상 확대라면 장기 대책은 의대 정원 확대다.”
―의료계에선 의대 졸업생이 늘어도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의사만 더 늘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용 성형 분야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으며, 수요가 늘면 공급(의사 수)도 느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피안성 의사가 느는 게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만, 이 분야와 필수의료 분야의 소득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서 의사들을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공공정책수가를 대폭 강화해 늘어난 의사들이 필수의료로 이동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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