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마약사범 중 10, 20대가 34%
“학교서 마약거래 하는 날 올수도”
檢-유관기관 한팀으로 특단 대응
의료용-다크웹 유통 등 집중 수사
“지금 특단의 대응을 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마약 거래를 하는 날이 오게 될지 모른다.”
김보성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과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대검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담당할 범정부 마약범죄특별수사팀 출범을 알리며 이같이 경고했다. 김 과장은 “지난해 마약사범은 1만8395명으로 1989년 마약범죄 통계가 만들어진 후 최악이었다. 더 큰 문제는 마약사범 중 10,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4.2%에 달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전국 4개 팀 84명 규모의 특별수사팀을 출범시킨 이날 역대 세 번째 규모인 필로폰 50kg을 밀수한 마약사범을 재판에 넘겼다. 약 165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 마약 압수량 5년 만에 8배 이상으로 급증
특별수사팀은 전국 4개 지검에 만들어지며 팀장인 부장검사와 마약 전담 검사 2∼3명, 마약 전담 수사관 9∼16명을 비롯해 관세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방자치단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유관기관 인력이 대거 수사팀에 투입된다. 유관기관 인력이 수사팀에 소속돼 한 팀으로 움직이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특별수사팀은 대규모 마약 수출입과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 다크웹 등을 통한 인터넷 마약 유통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식약처와 지자체 인력은 보건의료 전문 인력과 함께 펜타닐·프로포폴·디에타민 등 의료용 마약을 불법 처방·유통하는 의료기관을 적발하고 KISA는 인터넷 마약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24시간 인터넷 감시에 나선다.
대검에 따르면 마약류 압수량은 2017년 154.6kg에서 2021년 1295.7kg으로 불과 5년 만에 8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국제우편을 이용한 마약 해외직구도 급증세다. 2022년 마약류 압수량 총 804.5kg 중 외국에서 발송된 마약류가 561.1kg으로 전체 마약류의 70%를 차지했다.
● 부산지검, 화물용 팔레트에서 필로폰 50kg 적발
이날 공식 출범 전부터 활동을 시작했던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박성민 부장검사)은 태국에서 필로폰 50㎏을 부산항을 통해 들여온 총책 A 씨 등 3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A 씨 등은 필로폰을 120g씩 비닐에 나눠 담아 플라스틱 화물용 팔레트 7개의 아래쪽 틈에 숨기고, 팔레트 위에 다시 휴지통을 쌓아 위장한 후 지난해 12월 27일 국내에 밀반입했다. 태국에서 국내로 잘 들여오지 않은 휴지통을 신생업체가 수입한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세관이 엑스레이 검사 등을 벌였지만 팔레트에 숨겨진 필로폰까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A 씨는 대구 수성구 지인의 빌라에 팔레트를 보관하다 검찰에 꼬리를 밟혔다. A 씨는 1990년대 말부터 담배 등을 밀수하다 경찰에 적발돼 전과가 있는 ‘국내 밀수계의 대부’로 불린다. 검찰은 51억 원 상당의 수출용 담배를 공해상에서 어선으로 옮겨 국내에 재반입한 혐의로 A 씨를 체포하러 갔다가 안방에서 팔레트와 필로폰을 발견했다. 약 165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1660억 원에 달한다. 검찰은 A 씨의 통화내역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필로폰 밀수에 가담한 공범 2명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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