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빠진 강남건물주 할머니의 죽음…땀방울 DNA로 범인 덜미

  • 뉴스1
  • 입력 2023년 2월 22일 11시 37분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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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속으로 빠질 뻔했던 살인 사건이 ‘땀방울’이 열쇠가 돼 해결된 일화가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21일 JTBC 사건반장은 8년 전 ‘도곡동 할머니 살인 사건’을 재조명했다.

지난 2015년 강남 도곡동 토박이였던 88세 함씨 할머니는 자택에서 양손이 운동화 끈과 휴대전화 충전재로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할머니의 시신이 발견된 2층 주택은 할머니 소유로 당시 매매가 15억~20억원에 달했다. 또 할머니는 40평형대 아파트도 보유해 세를 주는 등 수십억 원대 자산가로 알려져 있었다.

할머니는 사건이 있기 6년 전쯤 남편과 사별했고 자녀도 없었으므로 할머니의 재산을 노렸을 것으로 의심되는 다양한 사람들이 용의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인근 초등학교 앞, 아파트 진입로 등 곳곳의 CCTV를 조사했으나, 정작 할머니 집 앞 골목에는 CCTV가 없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었다.

할머니가 사망하기 전 부동산 투자를 권유하며 협박성 전화를 했던 인물도 경찰 조사 결과 사건과 연관이 없다는 점이 드러나 수사는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 듯했다.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하지만 현장 감식 결과와 부검 결과가 나오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결정적인 단서는 할머니 콧잔등과 입술에 떨어진 범인의 땀방울이었다.

땀에는 표피세포가 있으므로 DNA 분석이 가능하다. 범인의 DNA는 할머니의 손톱 밑에서도 미세하게 발견됐으며 할머니의 손을 결박했던 휴대전화 충전선과 운동화 끈에서도 같은 DNA가 나왔다.

경찰은 인근 전과자들의 DNA를 대조했지만 일치하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이에 할머니의 친척과 사별한 남편의 가족, 이웃, 할머니의 집에 공사를 왔던 인부들, 10년 동안 할머니 집을 거쳐간 세입자들까지 약 80명에 대해 수사가 확대됐고, 이들의 DNA를 조사한 결과 결국 범인이 밝혀졌다.

범인은 사건 발생 5년 전까지 할머니 소유의 2층 주택에서 함께 살았던 세입자 정모(당시 60세)씨였다. DNA 대조로 검거된 정씨의 옷에서는 할머니의 혈흔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정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은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건에 대해 설명하며 “과학 수사에 있어서 하나의 쾌거”라고 평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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