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동마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김성준 교사(전 광희중)는 ‘문제를 잘 푼다=수학을 잘한다’는 일반적 평가를 거부한다. 학생들이 공식을 암기해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이 수학 평가에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 교사는 학생들의 논리적 활동이 수행 평가에 반영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수업 활동이라는 ‘길’을 선생님과 같이 걸으면 수행 평가라는 ‘나무’를 자연스럽게 만나고, 평가 결과와 피드백이라는 ‘열매’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수학듣기 평가도 새롭게 시도했다. 하나의 문제를 놓고 다양한 관련 상황을 듣기 평가 형태로 주면 학생들이 토론하고 의미 부여를 하면서 논리적으로 결과에 접근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지필 평가도 ‘이유에 대해 설명하시오’라는 식의 문제를 내고 숫자로 된 답이 아닌 방법으로 서술하도록 했다.
서우찬 군(광희중 3학년)은 “선생님은 내가 답을 알고 있더라도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한 번 더 유도하고 증명하는 시간을 주신다. 그러다 보니 어려운 문제에 부닥치더라도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대원여고에서 한국사와 빅히스토리를 가르치는 박인엽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지를 작성하고 교과 내용, 수업 준비, 아이디어 등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활동지를 만들게 한 뒤 이를 갖고 자기 평가, 동료 평가를 실시하게 했다. 박 교사도 과정 중심 평가를 한 뒤 개별 피드백을 줬다. 이 자료는 그대로 학생의 교과 세부 내용 및 특기사항을 정리하는 데 활용된다.
이 학교 1학년인 황유영 군은 “교과서 내용을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다각적으로 학습하게 돼 사고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동급생인 유수빈 군도 “평가를 하다 보면 친구들의 활동지를 보게 된다. 잘한 친구들의 활동을 내가 평가하면서 반성도 하게 되고 다음 활동 때는 잘해보자는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성동광진교육지원청(교육장 강연흥)은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 실천 문화를 알리기 위해 지난달 관내 중고교 수업 혁신 사례를 모아 ‘먼저 도착한 미래, 교실’이란 타이틀 영상으로 제작했다. 영상은 성동광진교육지원청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유튜브에서 ‘온수콸콸 교실혁명 프로젝트’를 검색하면 볼 수 있다.
강연흥 교육장은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이 아닌 핵심 역량을 끌어올리는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와 교실이 그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