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MIT(매사추세츠공대) 명예교수(87)가 16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에서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UNIST가 지난해 세계 100위권 대학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대학 혁신과 경영 선진화 등에 관한 자문으로 도움을 준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올해로 개교 14년 차인 UNIST는 지난해 세계대학평가 100위권에 올랐으며 국내 순위도 5∼6위를 오르내릴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세계 1% 과학자’로 불리는 HCR 연구자를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10명(전체 60명)이나 배출하는 등 연구 우수성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세계적 공학자인 서 명예교수는 공리적 설계이론의 창시자이다. 제조과학, 설계과학 분야에서 300여 편의 논문과 10권의 저서를 저술했다. 100건 이상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KAIST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1984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과학재단(NSF) 공학 부문 부총재, 1991년부터 2001년까지 10년간 MIT 기계공학과장 등을 역임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했다. 1959년 MI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64년 카네기멜론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65년부터 1969년까지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교수를 거쳐 1970년부터 모교인 MIT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UNIST는 지난해 8월 총장국제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첫 위원으로 서 명예교수를 위촉했다. UNIST 총장국제자문위원회는 ‘2027년 세계 100대 연구중심대학 진입’을 목표로 세계적 석학 및 글로벌 리더 10명을 위원으로 채워 나갈 계획이다. 4년 임기의 자문위원은 UNIST에서 초청 세미나를 하며, 총장 자문 역할을 수행한다.
UNIST 이용훈 총장은 “올해는 UNIST가 세계 100대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석학들을 자문위원으로 초빙해 글로벌 초격차 기술개발에 주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마다 두세 명을 순차적으로 초청해 자문을 요청하고, 주요 시기에는 여러 명을 한꺼번에 모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UNIST 첫 국제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서남표 명예교수는 13일 미국 보스턴에서 귀국해 이날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 참석했다. 17일에는 교수, 직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문위원 특강을 진행했다.
서 명예교수는 특강에서 세계적 연구중심대학들의 성공 사례와 인류발전 기여 사례를 소개하고, 자신의 공리적 설계이론을 기반으로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제안했다. 그는 “UNIST의 경우 울산의 탄탄한 산업 기반과 연계해 교육, 연구 촉진에 힘을 쏟아야 한다”며 “글로벌 기관, 리더그룹과의 활발한 인력 교환, 공동 프로그램 운영, 자원 공유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교육혁신에 대한 조언도 내놓았다. 그는 “대학은 학생들이 실제 문제해결을 통해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창조할 수 있도록 돕고 격려하라”면서 “학생들의 창의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산학 연계 교육과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