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해변 입양해 돌보는 프로그램
2021년 대비 지난해 참여 기업 4배 ↑
해양쓰레기 문제의식 함양에 의의
지난해 9월 1일 인천 중구 마시안 해변을 찾은 주한 미국대사관과 CJ제일제당 임직원들이 정화 활동을 펼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의 반려해변을 입양해 주세요.”
기업과 단체 등이 나서 인천의 해변과 인연을 맺고 지속적으로 정화 활동을 펼치는 ‘반려해변 입양’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인천시는 올 2월 초 현재 14개의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중구와 옹진군의 주요 해변, 해수욕장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해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지속적인 환경 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 “반려 해변 정화 활동 보람 느껴”
지난해 9월 30일 인천 중구 을왕리 선녀바위해수욕장에 서울시설관리공단 임직원 56명이 모였다. 이들은 손에 쓰레기봉투 등을 들고 700m 해변을 돌며 1시간 남짓 정화 활동을 펼쳤다. 이들이 수거한 쓰레기는 폐어구를 비롯해 폐건설자재, 스티로폼 상자와 나무판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임직원들이 이날 정화 활동을 통해 수거한 쓰레기는 무려 1480kg에 달한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9월 28일 중구 을왕리 해변과 연을 맺고 이틀 후인 이날 반려해변 정화 활동에 나섰다. 임직원들은 “1시간의 정화 활동을 통해 적지 않은 쓰레기를 수거했다”며 “반려해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반려해변 제도란 특정 해변을 맡아 자신의 반려동물처럼 가꾸고 돌보는 해변 입양 프로그램이다. 기업, 단체, 학교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정부 주도 해양쓰레기 수거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간의 해양쓰레기 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2020년 9월 제주 지역 3개 해변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 해양환경 중요성 확산, 참여 기업·단체 늘어
인천에서는 2021년 8월 17일 CJ제일제당이 최초로 중구 마시안해변을 입양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사단법인 해양생태보존회와 고프로 다이브가 각각 옹진군 드무리해변, 농어바위해변과 인연을 맺으며 3개의 해변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2021년 3개였던 반려해변 가입 기업은 지난해 13개로 4배 이상으로 늘었으며 각 기업이 지정·관리하는 해변도 8개로 증가했다. 올 1월에는 인천공항운영서비스㈜가 영종 씨사이드파크 주변 해변을 입양하는 등 기업의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인천지역 반려해변은 중구의 마시안해변, 용유해변, 을왕리해변, 왕산해수욕장, 하나개해수욕장과 옹진군의 드무리해변, 농어바위해변 등 약 7.2km에 달한다. 강화도 황청항, 민머루해변, 보문선착장, 옹진군 선재도 사메기해변은 참여 단체나 기업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2개 기업과 단체는 반려해변 정화 사업을 통해 쓰레기 10여 t을 수거했다.
한국은 1만4962km에 이르는 해안선과 다수의 섬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인천은 100여 개의 섬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가 관리하는 해안가만 1066km에 달한다. 시민과 민간단체, 공공기관이 해안가 쓰레기 수거에 힘쓰고 있지만 긴 해안선과 유입 경로가 다양한 해양쓰레기의 특성상 행정기관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업과 단체, 학교의 보다 적극적인 반려해변 입양과 관심이 필요한 실정이다.
반려해변 참여 기업은 연 3회 이상 정화 활동을 해야 한다. 여기에 해양 환경보호 등에 관한 콘텐츠(캠페인 등)도 연 1회 이상 기획·운영해야 한다. 참여 기간과 활동 기준을 충족할 경우 연장이 가능하며 활동이 부족할 경우 참가 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기업과 단체, 학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해변 입간판 설치, 우수 기업 표창 및 홍보, 친해양환경기업 인증 등의 인센티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반려해변 정화 활동을 통해 수거한 쓰레기 양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특정 해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통해 해양쓰레기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과 해결 방안을 사용자가 함께 고민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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