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육 비전 선포식-콘퍼런스
“사지선다 아닌 창의력 교육 필요”
전문가들 “교사 대체 아닌 동반자”
“챗GPT의 등장으로 암기 위주 교육이 변화할 것입니다. 인공지능(AI)을 건전하고 바람직하게 활용하는 능력을 길러주려면 인성과 인문, 예술 교육이 중요합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22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디지털 교육 비전 선포식·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전망했다. ‘챗GPT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디지털 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 이 총장은 챗GPT와 같은 거대 AI의 등장으로 지식 전수라는 교육 기능이 변화하고, 지식 습득의 의미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미 휴대전화로 검색해서 빨리 사실을 알아내는 것이 능력으로 인정받는다”며 “앞으로는 챗GPT로부터 얻은 정보를 종합해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미래 AI 사회에서 살아갈 아이들은 AI를 이해하고, AI와 상호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은 AI의 제안을 바탕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만든 AI를 비싼 돈을 내고 이용하면서, 이를 만든 사람에게 지배받게 된다”며 “AI 그 자체에 지배받지 않기 위해서도 AI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는 반드시 인성, 인문, 예술 교육이 동반돼야 한다고 이 총장은 조언했다. 그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입시에서도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같이 포괄적인 지식을 묻는 문제를 출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지선다형 문제 풀이가 아니라 창의력, 질문하는 능력, 봉사 정신 등에 대한 평가도 학교에서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챗GPT는 교사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동반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정우 네이버 AI랩 소장은 “챗GPT 등 거대 AI는 교사가 업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부조종사(copilot)’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챗GPT를 활용해 교사의 각종 행정 업무 등을 경감시켜 준다면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일’ 자체에 집중할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디지털 교육 비전으로 ‘모든 교사들이 에듀테크를 활용해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 실현’을 제시했다. 이 부총리는 “교육의 변화는 교실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아이들이 배움에 집중하고 교사와의 인간적 연결을 통해 깨어나는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교사 연수, 에듀테크 생태계 조성,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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