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들 종의 개만 다수 입양해 잔인하게 학대·살해한 혐의로 재판 중인 A 씨(41)의 황당한 범행 이유가 밝혀졌다.
24일 JTBC는 입수한 공소장을 바탕으로 A 씨가 아내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아내가 키우던 반려견과 같은 종(푸들)만 골라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2021년 경찰 조사 당시 심신미약,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주장하던 것과 상반된다.
A 씨는 2020년 10월 집에서 키우던 푸들을 죽이는 걸 시작으로 이후 약 20여 마리의 푸들을 분양 받아 학대하고 죽였다.
주로 ‘푸들을 입양하겠다’며 견주들에게 접근해 의심하지 않도록 공기업 사원증을 보여준 걸로 파악됐다.
하지만 입양 후 견주들이 안부를 묻기 위해 연락을 하자 ‘그날 저녁에 (푸들을) 잃어버렸다’는 등의 거짓말을 했다. 스스로 실종 전단지까지 만들었다.
그런 중 견주들의 집요한 추궁으로 ‘자신이 개들을 죽인 게 맞다’고 자백했다. 사체가 발견된 곳은 A 씨가 살던 아파트 화단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집에서 샤워기 호스로 개에게 다량의 물을 강제로 먹게하고 정신과 약을 억지로 삼키게 했다. 뜨거운 물을 뿌려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A 씨는 이런 행위는 모두 아내와 불화로 생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이었다고 했다.
A 씨에게 살해·학대당한 푸들은 지금까지 확인된 17마리 외에도 10여 마리 더 있는 걸로 파악된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지난 7일 A 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 씨에게 동물보호법상 최고 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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