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의 원인을 알고, 그 원인에 대해 아랫집 윗집 서로가 동의하면 적어도 갈등의 해결 실마리는 마련된 것입니다. 그런데 소음은 분명히 나는데 양측 모두가 원인을 모를 때는 난감하기만 합니다.
소음의 원인을 아무리 해도 모를 때는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알고 보면 ‘설마 이런 조그만 게 그렇게 큰 소음을 냈을 줄이야’ 하고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인테리어 공사도 아니고 샤워기만 교체했을 뿐인데…
경기도 광주의 아파트에 15년째 거주하고 있는 60대 중반 남성입니다. 20년 된 아파트라 층간소음은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고 이해하며 살아왔습니다. 층간소음 갈등의 주요 원인이 아이들 뛰는 소리이거나 어른들 ‘발망치’ 소음이라는데 공동주택에서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윗집 물소리도 어느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위층 화장실에서 들리는 물 떨어지는 소음이 폭포 소리처럼 갑자기 커졌습니다. 자꾸 반복되니 거실에서 생활하기가 힘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관리소에 이 사실을 말하고 관리 과장에게 방문을 요청해 함께 위층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는 함께 들었습니다.
관리과장도 확실히 소리가 심한데 위층에서 아마도 화장실 인테리어 공사를 한 것 같은데 윗집을 한번 가보겠다고 했습니다. 며칠 뒤 연락이 왔는데 관리과장은 위층에서 화장실 인테리어 공사를 한 사실이 없다며 사진까지 보내왔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니 화장실에 인테리어를 한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하나 특이한 점은 샤워기가 여느 집 것과는 약간 달라보였습니다. 저희 아파트 목욕탕에서 사용하는 벽 고정형이 둥근 형태의 새로운 샤워기로 교체되어 있었습니다.
가끔 층간소음 기사를 보면 층간소음이 반드시 바로 윗집에서만 나는 게 아니고 윗집의 윗집에서 날 수도 있고 더구나 물 떨어지는 소리라서 관리과장에게 위층의 위층도 한번 방문해서 체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관리과장이 보내온 사진에는 위층의 위층 화장실도 손을 댄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폭포수 같은 소음과 강하게 비 오는 소음은 계속 들리고 있어 참으로 괴롭습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정말 알아내 대책을 세우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아파트나 빌라 같은 공동주택에서 크고 작은 인테리어 공사 기간은 물론이고 공사가 끝난 뒤에 발생하는 새로운 소음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인테리어 공사로 인해 평상시 들렸던 소음의 강도와 주파수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웃집들은 거기에 금방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통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원인을 찾아 윗집이 해결해주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합니다. 현재 주요 소음원은 위층에서 교체한 샤워기의 물이 바닥에 떨어질 때 발생하는 충격음입니다. 기본형에서 큰 샤워기로 교체하면서 바닥에 떨어지는 물의 양과 속도에 따른 충격력이 증가하게 되면서 아랫집에서 큰 폭포수가 떨어지는 듯한 소음을 유발한 경우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위층의 샤워기를 기본형으로 다시 교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샤워기의 물이 떨어지는 바닥에 샤워 전용 바닥매트를 설치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관리소와 상의해 진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공동주택 세대내 인테리어 공사로 인한 소음 피해는 법적 소송을 통해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위 사례처럼 급배수 설비소음은 인테리어 공사에 해당하지 않고 층간소음으로도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피해보상을 받기 힘듭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