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56·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임명 하루 만에 국가수사본부장 자리에서 사퇴한 가운데,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학폭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29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최근 넷플릭스 ‘더 글로리’, 정 변호사의 아들 ‘학폭 논란’ 등 학폭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 중·고등학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언론과 드라마 등 매스컴에 관련 내용들이 자주 나오다보니 폭력의 범위를 넓게 해석해 경각심을 가지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경기 군포시 소재 고등학교에 김모(18)군은 “친구들 사이에서 학폭이 범죄라는 인식이 많이 강해졌다”며 “예전에 비해 확실히 폭력의 범위를 좀 더 넓게 생각하게 된 것 같고 그런 행동들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정순신 변호사 관련 기사를 보면서 내 문제로 사랑하는 부모님의 앞길이 막힐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친구들끼리도 함부로 행동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서울 은평구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강신환(17)군은 “친구들 사이에서 욕설이나 폭력을 사소하게 생각하는 경향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정 변호사 아들이 ‘제주도에서 온 돼지XX’, ‘빨갱이XX’라고 피해자를 욕했는데 그게 피해자 입장에서 얼마나 괴롭고 힘든 일인지 많이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끼리도 절대 공부만 잘하는 괴물이 되지 말자고 말한다”며 “또 앞으로도 학급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 범죄를 정당화하지 말고 또 방관하지 말자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학교 차원에서도 이 같은 상황들을 반영해 학폭 관련 교육을 많이 늘리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중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박현주(29)씨는 “아직 방학 중이긴 하지만 최근 학교에서 학폭 관련 교육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교사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며 “개인적으로 이런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물리적 폭력에 대한 신고가 잦았던 반면에 최근에는 욕설 등 비물리적 폭력에 대한 신고가 늘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1학기 기준 학폭 심의 건수는 1만 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특히 언어폭력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 시행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언어폭력 신고 비율은 41.7%이었고 지난해에는 41.8%였다. 지난 10년간 언어폭력 신고 비율은 매년 30% 초중반을 기록했다.
서울 강동구 소재 중학교에 재학 중인 김영환(15)군은 “학교 폭력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는 최악의 범죄”라며 “자기 자신의 인생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인생도 소중하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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