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끝나고 참변…그리스 열차 2대 정면충돌, 40명 사망·85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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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2일 0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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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피=AP/뉴시스
템피=AP/뉴시스


그리스 중부에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생한 열차 2대 정면충돌 사고로 현재까지 최소 40명이 사망하고 85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수색 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대 60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리스 공영방송 ERT와 AP통신 BBC 등에 따르면 사고는 자정 직전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에서 발생했다. 여객열차가 마주오던 화물열차와 정면 충돌했다. 여러 객차가 탈선하고 최소 3량에서 불이났다. 1, 2호 객차는 형체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파손됐다.
템피=AP/뉴시스
템피=AP/뉴시스

여객 열차는 수도 아테네에서 출발해 북부 제2도시 테살로니키를 향해 달리던 중이었다. 열차는 템페 협곡 직전에 고속으로 마주오던 열차와 충돌했다. 여객열차에는 승객 342명과 승무원 10명이 타고 있었다. 화물열차는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고 있었다.

승객 상당수는 공휴일 축제를 즐기고 돌아오던 대학생들이었다. 그리스는 춘제 카니발 시즌을 맞아 월요일인 27일도 공휴일로 지정했고, 황금연휴를 즐기고 귀향하는 이들이 많았다.

승객들은 “충돌 직전 강한 제동이 느껴졌고 불꽃이 튀었다”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가방으로 유리창을 깨고 탈출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한 구조대원은 “평생 이런 건 본 적이 없다. 비극적”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우리국민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히며 “그리스 당국에선 외국인 사상자 발생 여부에 대해 현재까지 확인한 게 없다 했다”고 전했다.

원인 조사에 착수한 현지 경찰은 라리사 역장을 과실 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라리사 역장이 여객열차 기관사에게 선로 변경을 잘못 지시한 탓에 두 열차가 같은 선로를 타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리스는 여전히 철로가 하나밖에 없는 단선 구간이 많고, 신호 및 자동 제어 시스템도 설치되지 않은 지역이 많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템피=AP/뉴시스
템피=AP/뉴시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교통장관은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그는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업무를 수행하기는 불가능하다. 교통장관직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대통령은 몰도바에서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그리스 정부는 오는 3일까지 사흘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공공 건물에 조기를 계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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