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6중 추돌 일으킨 20대 女, 식욕억제제 장기간 복용해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3월 2일 13시 25분


코멘트
6중 추돌을 일으킨 흰차. 제주 서귀포경찰서 제공
6중 추돌을 일으킨 흰차. 제주 서귀포경찰서 제공
제주에서 난폭 운전으로 신고를 당한 20대 여성 운전자가 6중 추돌 사고를 낸 끝에 멈췄다. 경찰은 해당 여성이 항정신성 식욕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11시경, 서귀포시 인근 도로에서 흰색 차량이 경적을 울리며 난폭 운전을 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 받은 경찰은 바로 현장으로 출동해 20대 여성이 운전하고 있는 흰색 차량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A 씨는 경찰의 정지 명령에 불응하고 도주를 시도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경찰차와 승용차, 시내버스, 포크레인 등 6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이후 경찰차와 포크레인, 화물차까지 나서 A 씨 차량을 막아선 후에야 상황이 종료됐다.

경찰은 차량 운전석 창을 깨고 A 씨를 밖으로 빼낸 후 체포했다. 이 사고로 60대 여성 등 2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변 간이 또한 시약검사에서도 음성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은 A 씨가 항정신성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아 장기간 복용해왔다는 A 씨 가족의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A 씨가 복용하던 식욕억제제 성분의 약물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정확한 분석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씨의 DNA 검사를 의뢰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기관에서 식욕억제제는 식사 요법이나 운동 요법이 통하지 않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비만 환자만 처방받을 수 있다. 식욕억제제는 향정신성 의약품이 포함돼 있어 부작용으로 중독이나 불면·두통을 보일 수 있다.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조현병 증상·혼수상태 등이 있다.

이 때문에 대한비만학회에서는 해당 약을 4주까지만 복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의사 진단에 따르더라도 최대 3개월을 넘기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며 다른 식욕억제제와 함께 복용할 수 없다.

이런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음에도 2021년 한 해 동안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128만 명에 달한다. 한 사람이 9000알을 한 번에 처방받은 경우도 있는 등 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욕억제제 의존성이 생길 경우 환자들의 가족 명의로 대리 처방을 받거나 인터넷 불법 경로를 통해 약물을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