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서 개발한 ‘에어카’… 최초로 비행 허가 받아 내년 운행
한국은 자율주행 플라잉카 개발 중… 스스로 장애물 감지해 비행 가능
교통체계 ‘UAM’부터 상용화돼야
내년부터 동유럽 일부 국가에서 하늘을 날아가는 ‘플라잉카’를 선보입니다. 이젠 꽉 막히는 도로를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요. 자동차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는지, 날아다니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아봐요!
● PART 1. 자동차가 하늘을 난다고?
슬로바키아의 플라잉카 제작 기업인 클라인비전은 ‘에어카’를 개발했습니다. 에어카는 2인승 자동차예요. 2019년 11월 유럽항공안전청 시험주행을 통과해 세계 최초로 비행 인증을 받아 내년부터 하늘을 날게 됐어요. 도로에서 자동차처럼 달리다가 버튼을 누르면 3분 만에 날개가 펼쳐져 하늘로 날아갈 수 있지요.
플라잉카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에어카처럼 지상에서는 자동차처럼 달리다가 하늘에서도 나는 ‘이중모드’ 방식, 그리고 하늘에서 날아만 다니는 ‘단일모드’ 방식이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전용민 연구원은 “도로 주행에 필요한 장치까지 넣으면 플라잉카가 무거워져 뜨기 어렵기 때문에 단일모드가 더 많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플라잉카는 비행기처럼 활주로가 필요한 방식과 헬리콥터처럼 정지 상태에서 수직으로 이륙하는 방식으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에어카는 활주로가 필요합니다. 이런 플라잉카는 비행기처럼 날개가 붙어 있으며 날개 단면이 유선형으로 생겼어요. 날개 윗면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형태인데, 날개 위쪽과 아래쪽으로 흐르는 공기의 속도가 달라 밑에서 위로 떠받치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이와 달리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플라잉카는 프로펠러를 회전시켜 뜰 힘을 얻습니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면 활주로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지요.
● PART 2. 하늘길을 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플라잉카가 하늘길을 날아다니려면, 하늘 위의 교통을 관리하는 법 등이 필요해요. 우리나라는 이러한 준비를 위한 프로그램인 ‘K-UAM 그랜드챌린지’를 2023년부터 시작할 예정이에요. 관련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어요.
Q. UAM이 뭔가요?
―UAM은 활주로가 필요 없는 전기식 플라잉카(비행체)를 위한 교통 체계를 의미합니다. 버스를 이용하려면 버스와 도로, 운전자, 도로 관리 등이 모두 필요하듯 비행체 이용을 위한 교통 체계가 필요합니다. 버스를 터미널에서 타는 것처럼 플라잉카도 ‘버티포트’라는 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Q. 버티포트는 공항 같은 곳인가요?
―공항과는 다릅니다. 공항은 보안이 철저하며 도심과 떨어져 있습니다. 버티포트는 버스터미널처럼 동네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Q. 플라잉카를 택시처럼 원하는 곳에 부를 수 있을까요?
―아직은 어려워요. 무려 15m 정도 길이의 비행체가 도심 가운데 갑작스레 등장하면 주변 사람들이 당황할 수 있지요. 날아올 때마다 바람도 많이 불고요. 지금은 버스처럼 정해진 시간에 버티포트에서 탑승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Q. UAM은 왜 필요한가요?
―도심 인구 집중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어요. 도로를 늘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도로가 아닌 하늘에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면 교통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Q. 응급 상황에도 UAM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독일 볼로콥터라는 기업에서 응급의료를 위한 목적으로 플라잉카를 제작했어요. 수직 이착륙 방식의 단일모드 플라잉카인데, 일반 구급차와는 차이가 있어요. 바로 환자가 아닌 의사를 태운다는 점이 다르죠. 의사가 플라잉카를 타고 환자가 있는 곳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하고 있으면 구급차가 뒤따라오는 방식입니다. Q. UAM 상용화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플라잉카의 위치를 파악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 이 위치 정보를 전달하는 통신, 그리고 주변의 장애물을 인식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플라잉카는 도심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헬리콥터나 비행기보다 낮은 고도에서 날아다닙니다. 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플라잉카를 탑승하고 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칠 수 있어 고층 건물의 보안 문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UAM 조종사나 정비사가 되기 위한 면허증 등 도로교통관리법도 필요하죠.
● PART 3. 플라잉카 개발 현장에 가다
플라잉카는 어떻게 만드는 걸까요? 우리나라에서 플라잉카를 직접 개발하고 있는 KAIST 무인시스템및제어연구실과 민간 기업 ‘플라나’의 개발자들을 만났습니다.
지난해 9월 기자가 연구실에 들어서자 한 귀퉁이에 검은색 장치들이 달린 드론이 보였어요. 기자가 상상했던 플라잉카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지요.
KAIST 무인시스템및제어연구실 심현철 교수팀은 자율주행과 자율비행이 가능한 플라잉카를 개발하고 있어요. 연구팀 소속 민성재 연구원은 “플라잉카가 완성되기 전의 모습”이라며 “위쪽에 달린 모터로 동력을 얻어 도로를 주행하다가 날개를 펼치면 날아오를 수 있다”고 말했어요. 날개를 펼치는 장치를 ‘리니어 액추에이터’라고 한답니다.
민 연구원은 “플라잉카를 제작하려면 우선 컴퓨터로 전체 디자인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날아가면서 받는 공기의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한 구조를 만들어야 하지요. 설계가 끝난 뒤 모터와 프로펠러 등의 장치를 달고 자동차의 몸통을 씌워주면 플라잉카가 완성된답니다. 민 연구원은 “위쪽에 ‘라이다 센서’라는 것이 달려 있는데, 라이다 센서가 회전하면서 레이저를 쏘면 플라잉카가 주변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이 정보를 플라잉카가 받아들여 장애물을 피하며 날아다닐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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