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인류사의 변곡점 될 ‘챗GPT’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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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작동하는 화면. 질문을 입력하면 답변해 준다.
챗GPT가 작동하는 화면. 질문을 입력하면 답변해 준다.
알파고의 충격 이후 6년 만에 다시 인공지능(AI)이 뜨거운 화제입니다. 작년 11월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오픈AI에서 출시한 대화형 인공지능(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챗GPT) 때문입니다.

챗GPT는 사람의 뇌처럼 인공 신경망 구조로 되어 있어 신경세포의 연결인 시냅스와 같은 매개 변수 1750억 개를 사용해 필요한 정보를 찾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질문을 하면 마치 사람이 쓴 것처럼 그럴듯한 답변을 만들어내는 건 이 때문입니다.

이미 소셜미디어에서는 난리입니다. 챗GPT 경험담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기초 작업이나 단순 작업을 대신 해줘 업무 효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입을 모읍니다. 구청에 넣을 민원서류 같은 단순 작업만이 아니라 마케팅 보고서나 제품 광고 전단 같은 전문적인 업무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챗GPT로 작성한 리포트가 꽤 그럴듯해 어지간한 대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물보다 더 낫다는 말도 있습니다. 최소 일주일 이상 걸릴 업무를 챗GPT가 연산식과 코드를 알려준 덕에 한 시간 만에 끝냈다고 하는 경험담은 별로 놀랍지도 않습니다. 사무직과 글쓰기 영역에서는 혁명이라는 예감마저 듭니다.

6년 전 인류는 최신형 연산기기로 무장한 알파고가 당시 세계 서열 4위의 바둑기사 이세돌을 4승 1패로 이기는 장면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훨씬 진화된 AI가 고도로 숙련된 작업이 필요한 영역까지 인간을 대체할지도 모르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챗GPT가 일으키고 있는 이런 폭발적 반향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예를 들자면 의료 분야의 경우에 의사가 영상을 잘못 판독하는 오류를 수정하는 데 챗GPT는 상당히 유용하지만 생사가 오가는 수술을 결정하기에 챗GPT를 활용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합니다. 중대한 의사결정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방대한 양의 의학지식을 스스로 학습하고 분석해 최적의 치료 방법을 환자에게 제안하는 ‘왓슨 포 온콜로지’라는 AI 의료시스템이 있었습니다. 한때 의료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 논의에 불을 붙였지만 결국 사라지게 된 이유가 결정적으로 희귀병 환자나 합병증이 많은 환자에게 적용하기 쉽지 않았고 의사들이 진료하면서 축적하는 미세한 임상정보 등은 놓쳤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챗GPT는 노동과 업무에 있어 산업혁명 이래 인간이 마주한 가장 큰 변화일지도 모릅니다. 조만간 사람들은 ‘구글링’이 아니라 ‘지피팅(GPTing)’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챗GPT가 내놓은 결과물의 오류를 신속하게 잡아내고 이를 효과적으로 수정하는 능력이 정말 중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어쩐지 챗GPT의 등장이 인류사의 변곡점이 될 것만 같습니다.

#챗gpt#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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