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걱정 없는 하늘에서 편히 쉬세요”…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 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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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6일 2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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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저녁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2023.3.6/ 뉴스1
6일 저녁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2023.3.6/ 뉴스1
“집 걱정 없는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래요.”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일어난 백억 원대의 ‘건축왕’ 전세사기에 피해를 당한 30대 임차인이 숨진 가운데, 5일 저녁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인근에서 ‘전사사기 피해자 추모식’이 진행됐다.

이날 추모식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피해자 A씨의 영면을 기원했으며, 전세사기 일당 처벌 동의서에 서명했다. 추모식에는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김지영씨(31·여)는 “동갑내기 친구가 전세사기를 당해 숨진 것에 마음이 아프다”며 “A씨가 집 걱정 없는 하늘에서 편히 쉬기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6일 저녁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2023.3.6/ 뉴스1
6일 저녁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2023.3.6/ 뉴스1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전세사기 사건은 이른바‘건축왕’이라 불린 남모 건축주를 비롯해 임대인, 부동산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인, 건물관리업체까지 50여명 이상이 공모한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부동산 전세사기 사건”이라며 “피해자 가구는 2700여 세대, 5000명 이상에 달하고, 이 중 65%가 경매 대기 중이거나 절차를 밟고 있어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전대미문의 천문학적인 피해를 낳은 사건”이라며 “미추홀구 일대는 전례 없는 사회적·경제적 재난 상태”라고 했다.

대책위는 “계약부터 모든 것이 거짓이었고, 거래가 없어 시세가 없는 지역에 빌라와 나홀로 아파트들을 짓고, 남씨 일당들은 미추홀구를 독점하듯 소유하며 시세를 일제히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대인은 바지였고 중개 부동산들은 같은 일당이었다”며 “근저당 또한 이자만 납부 하는 수준이었고, 전세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시간과 여력이 없는 현실에서 보여지는 정보들로 피해자들은 기망당했다”고 했다.

6일 저녁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추모식이 열린 가운데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2023.3.6/ 뉴스1
6일 저녁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추모식이 열린 가운데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2023.3.6/ 뉴스1
대책위는 또 “지난 지난해 2월 19일 실소유주 남씨는 구속됐으나, 남씨 일당은 아직도 반성하고 있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피해 변제를 요구하는 피해자들에게“‘자신은 돈이 없다’, ‘현재 사는 집은 부인이 일해서 번 돈으로 산 것’이라는 파렴치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씨 일당이 벌인 단체·조직적 부동산 사기의 본질은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전세’제도의 정책적·제도적인 맹점을 이용해 5000명 이상의 주거지를 빼앗은 사회·경제적 살인 사건”이라며 “정부와 인천시는 피해복구에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다시는 오늘과 같은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6일 저녁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추모식이 열린 가운데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2023.3.6/ 뉴스1
6일 저녁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추모식이 열린 가운데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2023.3.6/ 뉴스1
전세사기 피해자 A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A씨는 인천 일대에서 대규모 전세사기 범행으로 구속된 일명 ‘건축왕’ 피해자로, 피해대책위 구성원으로 확인됐다.

A씨가 숨진 빌라에는 유서도 남겨져 있었다. 당시 유서에는 ‘최근 직장을 잃은데다, 전세사기 피해로 7000만원을 반환받지 못한 상황에서 (전세금에 대한) 대출연장까지 되지 않아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임차한 빌라는 2011년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다. 당시 기준으로 전세금을 변제받을 수 있는 기준은 6500만원으로 A씨는 7000만원에 전세금을 임차해 변제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A씨는 최근 은행권에서 전세금 대출연장까지 거절당했던 것으로도 파악됐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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