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를 하려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다른 식당이나 편의점에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올해 서울대에 입학한 최수혁 씨(20)는 2일 오전 불이 꺼진 기숙사 학생식당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9시까지 식당을 찾은 학생 20여 명은 최 씨처럼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서울대는 최근 신학기에 기숙사 학생식당 조식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200만 원대였던 월급을 300만 원대로 올렸지만 기숙사 학생식당 조리사는 8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고 했다.
외식업계 구인난의 여파가 대학 식당가에도 미치고 있다. 조리 인력을 구하지 못해 문을 닫거나 운영 시간을 줄이는 곳이 늘고 있는 것이다. 숭실대는 조리사를 구하지 못해 석식 운영 식당을 4곳에서 1곳으로 줄였다. 숭실대 관계자는 “고물가, 공과금 인상에 구인난까지 겹쳐 학생식당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했다. 동국대는 지난해 구직 사이트에 ‘연봉 3000만 원대’ 조리사 채용 공고를 올렸지만 학기가 시작한 후에도 지원자가 없어 일부 메뉴를 줄였다.
학생들은 저렴한 학생식당을 이용할 기회가 줄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숭실대 재학생 고모 씨(23)는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한 달 생활비가 평균 70만 원에서 110만 원까지 올랐는데 학생식당까지 운영을 축소해 식비 부담이 더 커졌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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