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던 소방관이 세상을 떠났다. 이 소방관은 임용된 지 1년도 채 안 된 새내기 소방관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6일 오후 8시 33분경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주택과 하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건너편 카페 관계자가 처음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119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목조로 된 건물은 이미 새빨간 화염에 뒤덮여 있었다. 소방당국은 오후 9시 8분경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화재 진압과 동시에 주택 내 인명 수색에 나섰다.
소방대원들은 주택 내 작은 방에서 70대 할머니를 구조했다. 먼저 집 밖으로 대피한 할머니는 소방대원들에게 “할아버지가 아직 집 안에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화재진압대원인 A 씨(30)는 이 말을 듣고 지체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화재 상황은 심각했다. 사방에서 화염이 분출하고 새카만 연기가 하늘 높이 치솟았다. 결국 A 씨는 할아버지와 함께 주택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장비 26대와 90명을 동원해 1시간 20여 분 만에 진화를 완료했다. 불길이 잡힌 뒤 A 씨는 집 안 거실에서, 집주인 할아버지(74)는 방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평소 성실하고 화재·인명 구조 현장에서 늘 남보다 앞장서던 젊은 친구가 이렇게 허망하게 가게 돼 너무나도 안타깝다”며 “순직과 관련한 장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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